한경협 제공산업의 AI(인공지능) 대전환으로 인한 고용불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용정책 패러다임을 기존 '고용보호'에서 '고용능력 유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한국경제인협회가 공개한 연구용역 보고서 'AI 시대 고용안정을 위한 해외사례 및 정책과제'에서 고려대 노동대학원 권혁 교수가 제기한 내용이다. 한경협은 AI 대전환 시대 고용안정 방안 마련을 위한 'AI 시대 고용안정 시리즈'를 추진하면서 그 첫 번째 과제를 권혁 교수에게 의뢰했다.
고용능력 유지는 고용정책 목표를 '일자리 자체의 보호'에서 AI 등 구조변화 속에서도 '계속 일할 수 있는 노동능력 및 취업 가능성의 유지·향상'으로 전환하는 개념을 말한다.
권혁 교수는 독일과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 외국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 노동정책 패러다임을 고용능력 유지로 확대·전환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책으로 '직업능력 강화'와 '재정·지원금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먼저, 권 교수는 기술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디지털화 시대에 대응해 융합형 직업훈련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노사정의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 교수는 덧붙였다.
권 교수는 이와 관련해 독일의 '개인학습계좌'를 소개했다. 개인학습계좌는 독일이 '국가평생학습전략' 차원에서 추진 중인 제도로, 개인 학습 이력 관리와 자금 지원 등을 하나의 계좌로 해결하는 통합 플랫폼 기능을 수행한다.
AI 시대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과제. 한경협 제공우리나라에도 고용노동부의 '국민내일배움카드'와 교육부의 '평생학습계좌제' 등이 있지만, 국민내일배움카드는 '자금 지원', 평생학습계좌제는 '학습 이력 관리'로 운영이 이원화해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부처별 사업 연계를 강화해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학습계좌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권 교수는 제언했다.
재정·지원금 제도 개선과 관련해 권 교수는 "산업 전환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고용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고용정책기본법상 고용위기지역 및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제도를 유연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고용위기지역 및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제도는 고용사정이 악화한 특정 '지역'과 '업종'을 별도로 지정하는 이원화 구조여서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정작 해당 지역 내 위기 '업종'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제도적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이원화한 고용안정사업과 직업능력개발사업 연계를 강화해 '고용 유지'가 '근로자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성도 제기됐다. 권 교수는 아울러 "스웨덴이 노사정 협력을 통해 녹색일자리 전환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했듯, 우리나라도 산업 대전환에 따른 고용안정기금 조성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경협 이상호 경제본부장은 "AI 기반의 산업 대전환이 가속됨에 따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고용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며 "민관 협력을 통한 맞춤형 직업교육 강화와 실효성 있는 재정지원 인프라 재구축으로, 산업 전환 충격을 흡수하고 고용안전망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