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과 이직, 연봉, 워라밸 등 많은 이들이 노동과 관련된 문제를 개인의 노력이나 능력의 문제로 이해한다. 그러나 노동시장은 이러한 변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책 '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저자 이종훈은 일과 노동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전략, 시장의 규칙, 제도와 기술 변화라는 '구조' 속에서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시장, 제도와 기술이 복합적으로 얽혀 노동시장의 모습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불확실한 시대에 덜 흔들리며 자신의 경로를 선택하려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히 "어떻게 하면 합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취업준비생에게 유의미한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능력과 운에 집착하기보다,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는 질문인 "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선택하는가"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기업은 '가장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결국 채용은 일종의 '매칭 문제'다. 따라서 취업 준비의 핵심은 막연한 스펙 경쟁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데 있다. 같은 맥락에서 경력 설계 역시 화려한 직장을 좇기보다 어떤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책은 노동시간 문제 역시 제도와 시장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개인의 태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성과 중심의 관리 방식과 근로시간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제도가 결합할 경우, 노동시간은 자연스럽게 길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워라밸 개선 역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제도와 조직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책은 성공의 비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노동시장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개인이 어떻게 대응하며 경력을 설계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이종훈 지음 | 지베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