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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0.93명' 오름세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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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된 혼인·출산이 만든 '착시'…"청년 삶 달라지지 않았다"
30대 초반 여성 172만명 올해 정점, 내년부터 감소 전환
"지금이 마지막 기회…혼인 경계선 청년 끌어올릴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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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수가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인구구조의 영향이 큰 만큼 장기적인 반등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2만 2898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747명(13.6%) 늘었다. 2월 기준으로는 2019년(2만 5710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

증가율 13.6%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최고치이며, 증가폭 2747명은 역대 세 번째 규모다. 과거 최대 증가폭은 1990년 2월의 5041명이엇다.

출생 증가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출생아 수는 2024년 7월 이후 2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누계 출생아 수 역시 4만 981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6% 늘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2월 0.93명으로 전년 동월(0.83명)보다 0.10명 상승했다. 월별 합계출산율 집계 이후 14개월 연속 상승세다.


코로나로 '지연된 출산'…"장기로 이어질 근거 없어"


2023년 합계출산율 0.72명으로 바닥을 찍으며 '인구 소멸' 우려까지 제기됐던 상황을 감안하면 반가운 신호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반등을 떠받치는 요인들이 지속 가능한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혼인과 출산이 뒤늦게 이뤄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한복판이었던 2021년과 2022년 혼인 건수는 각각 19만 3천 건, 19만 2천 건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 건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결혼 후 2년 이내 첫 아이를 낳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혼인 증가가 1~2년 시차를 두고 출생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출생 증가분 상당수는 '지연된 출산'의 결과라는 의미다.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이상림 책임연구원은 "지금 출산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최근 1~2년 사이 결혼한 신혼부부들이 출산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혼인 건수 증가와 신혼부부의 집중 출산이 결합되면서 한동안은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청년의 삶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로 이어질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인구구조적 요인도 겹쳤다. 1991~1995년생 여성은 매년 33만~34만 명씩 태어나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세대로, 지금은 만 31~35세로 출산 주력층에 진입해 있다. 합계출산율이 제자리라도 해당 연령대 여성 수가 많으면 출생아 수는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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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결혼·출산기 2030년 마감…출생아 수 급감 전망"


문제는 이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1991년 33만 명에 달했던 여아 출생아 수는 이후 감소해 1996년부터 급격히 줄어든다. 현재 출산 주력층인 30대 초반 여성은 올해 172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감소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출산기를 빠져나가는 2030년 이후에는 합계출산율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출생아 수 자체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어지는 추세도 한몫하고 있다. 첫 자녀를 낳는 산모의 평균 연령은 2006년 31.37세에서 지난해 33.20세까지 높아졌다. 20대에 낳지 못한 아이가 30대 초반에 몰리면서 현재의 반등 폭을 키우고 있지만, 출산 연령이 뒤로 밀릴수록 둘째·셋째 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줄어든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60만 명대가 태어난 마지막 세대인 1990년대생의 결혼·출산기는 2030년대 초반이면 마감된다"며 "이후에는 결혼 적령기 청년 수 자체가 급감하기 때문에, 합계출산율이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 해도 절대적인 출생아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전영준 교수는 합계출산율 지표 자체의 한계도 짚었다. 전 교수는 "합계출산율 상승의 일부는 통계적 착시로 볼 수 있다"며 "분자인 출생아 수뿐 아니라 분모인 15~49세 가임기 여성 수 자체가 빠르게 줄고 있어 출산율이 상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출산 정책을 펼칠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 교수는 "통계가 개선됐다는 이유로 저출산 대응의 우선순위가 밀리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정책 방향을 '출산율을 높이자'에서 '출산아 수를 늘리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원은 "혼인이 늘었다는 것은 결혼을 망설이던 경계선에 있는 청년들이 그만큼 많다는 신호"라며 "청년 주거 공급에 숨통을 틔워주는 등 이들을 결혼으로 이끌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추경에 청년의 결혼과 출산을 보호할 정책이 담겼어야 했는데 빠져 아쉽다"며 "청년들은 1~2년만 출산 타이밍을 놓쳐도 그대로 출산 포기로 이어지기 쉬운 만큼, 지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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