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 3월 경상수지가 54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하며 3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경상수지는 373억3천만달러(약 54조4천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종전 역대 최대였던 지난 2월의 231억9천만달러를 훌쩍 넘었고,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3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김영환 경제통계1국장은 "경상수지는 4월 이후로도 양호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수출 호조가 어떻게 이어질지, 중동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350억7천만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96억9천만달러)의 3.6배다.
수출(943억2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56.9% 급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품목이 호조를 이어갔고, 비(非) IT 품목도 조업일수 확대, 석유제품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늘어난 결과다.
품목별로 보면 통관 기준 컴퓨터 주변기기(167.5%), 반도체(149.8%), 무선통신기기(13.1%), 석유제품(69.2%) 등이 크게 늘었다.
지역별 수출은 동남아(68.0%), 중국(64.9%), 미국(47.3%), 일본(28.5%) 등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중동(-49.1%) 수출은 감소했다.
수입(592억4천만달러)은 17.4% 늘었다. 자본재 수입이 정보통신기기(51.6%), 수송장비(34.8%), 반도체(34.5%) 등을 중심으로 23.6%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동월(-25억1천만달러)이나 전월(-18억6천만달러)보다 작았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는 1억4천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국내 여행 성수기를 맞아 11년 4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김 국장은 "BTS 공연 등의 영향으로 입국자 수가 크게 늘었다"면서 "3월 입국자 수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었는데, 현재로선 입국자 수 증가세가 단발적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월 24억8천만달러 흑자에서 3월 35억8천만달러 흑자로 늘었다. 직접·증권투자 배당 수입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19억8천만달러에서 27억달러로 증가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69억9천만달러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8억9천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37억7천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40억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 국내투자는 역시 주식을 위주로 340억4천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중동 리스크와 메모리 수요 위축 우려에 따른 차익실현에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감소 폭(-293억3천만달러)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