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저리 정책자금을 활용해 가맹점주에게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가맹본부의 부당 대출 구조 차단에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는 10일 정책자금을 이용한 가맹본부의 고금리 부당대출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가맹점 대상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가맹본부에 대해서는 정책자금 이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은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 등 일부 가맹본부가 저리의 정책금융기관 자금을 받은 뒤, 가맹점주에게 연 12~18% 수준의 고금리 대출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공정위와 금융위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정책자금 대출을 받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 사례 3건과 기타 사례 1건이 확인됐다.
명륜당의 경우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자금을 연 3~6%의 저리로 이용했다. 이후 대주주가 설립한 특수관계 대부업체 14곳에 약 899억 원을 대여했고, 이 대부업체들이 명륜진사갈비 등 가맹점주에게 인테리어 비용 충당 등 목적으로 연 12~18% 고금리 대출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주에게는 2022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총 1451억 원의 대출이 실행됐다. 또 일부 가맹점주는 육류 등 필수품목 납품단가에 대출 원리금을 얹어 가맹본부에 납부했고, 가맹본부가 이를 대부업체에 대신 내는 방식으로 상환이 이뤄졌다.
정부는 이런 구조가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가맹본부는 초기 대출 제공으로 가맹점을 빠르게 늘리고 인테리어 시공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가맹점주는 출점 초기 매출이 이어지지 않으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누적되고 대출에 묶여 폐점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이에 따라 금융위는 정책금융기관의 관리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가맹본부에 대한 신규 대출·보증 심사, 용도 외 유용 점검, 만기 연장 때마다 본사와 관계회사의 가맹점 대상 대여금 보유 여부, 대출 조건, 대여금 증감 등을 확인한다.
고금리 대출 등 부적절한 가맹점 대상 여신이 확인되면 신규 정책대출과 보증을 제한하고, 기존 대출은 만기 연장 제한이나 분할상환 조치를 적용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가맹희망자가 계약 전 대출 조건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정보공개서 제도도 개편한다. 앞으로 가맹본부가 직접 제공하거나 연계하는 대출에 대해 대출금리, 상환방식, 상환조건, 대부업 등록번호, 가맹본부와 신용제공자의 관계 등을 정보공개서에 더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대출 원리금을 대신 납부해 차주가 실제 상환 현황을 알기 어려운 문제도 손본다. 금융회사가 차주인 가맹점주에게 원리금 납부 여부를 직접 통보하도록 지도하고, 매출액 연동 상환방식이 가맹점주에게 불합리하게 작용하지 않는지도 검토한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피하기 위한 대부업체 '쪼개기 등록'도 제도개선 대상이다. 정부는 금융위 등록 대부업자에게만 적용되는 총자산한도 규제를 지자체 등록 대부업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쪼개기 등록이 의심되면 금감원이 직권으로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를 검사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위와 금융위는 실태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된 가맹본부 등에 대해 후속 조사를 진행하고,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가맹점주의 피해 회복을 위해 분쟁조정을 유도하고, 필요한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 지원도 병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