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가 정기 학술대회를 열고 한국교회 예배의 현주소를 진단했습니다.
오늘의 예배가 예배자 만족과 교회 성장이라는 실용주의적 틀에 갇히면서, 하나님과의 전인적 만남과 공적 신앙의 차원이 약해졌다는 성찰이 나왔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1960년대 이후 예배는 성직자만의 자리가 아니라 회중 전체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세계교회를 중심으로 예배 갱신운동이 본격화됐습니다.
총신대학교 주종훈 교수는 한국교회 역시 경배와 찬양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교인 참여를 넓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참여가 정서적 감동과 지적 깨달음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음악과 설교는 훨씬 풍성해졌지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그 앞에서 몸과 마음, 삶 전체를 내어놓는 전인격적인 반응과 변화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예배의 목표가 예배자의 만족과 교회 성장에 지나치게 맞춰지면서, 예배를 통해 신앙이 형성되고 삶이 변화되는 본질적 측면이 약화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주종훈 교수 / 총신대 신대원 예배학]
"예배 때 마음의 감정만 있으면 좋은 예배이고, 생각으로 좋은 깨달음만 있으면 좋은 예배다, 여기까지는 생각을 하는데 전인격적으로 반응하는 것에 있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신앙 형성과 관련해서 전인격성을 담아내려면 언어로 정리되지 않는, 명료하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수용도 저희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순전한교회에서 열린 제50회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 올해 주제는 '하나님의 시간과 공간을 재형성하는 예배'였다. 오요셉 기자주 교수는 예배에서 공적 영역, 곧 사회와 이웃, 정의와 창조세계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의 예배가 개인의 필요와 안위만 추구하는 이기적이고 협소한 신앙을 강화하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며, 공적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과제를 기도와 찬양, 설교의 언어 속에 분명히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종훈 교수 / 총신대 신대원 예배학]
"나의 삶의 필요를 위한 기도는 강력한데, 나와 상관없는 사회에 있는 현상을 위해서 공적으로 기도하는, 중보 내지는 도고와 같은 기도라든지 신앙의 실천에 있어서는 굉장히 약합니다. 즉 나와의 관계성을 생각하는데 하나님 안에서 모든 이웃과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예배자들과 삶의 연결은 굉장히 약화된 겁니다."순전한교회 이태재 목사는 한국교회가 성장을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와 세미나에 눈을 돌리기도 했지만, 기독교 신앙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결국 '예배'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특별히 성찬 키트를 활용해 성찬 예식을 예배 안에 더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공동체적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태재 목사 / 순전한교회]
"시각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죽고 다시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성도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주니까 이게 굉장히 좋은 도전이 됐던 것 같아요. 모든 순서, 순서가 다 예배라고 믿습니다. 모든 시간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시간이지, 어떤 것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아니고, 무언가를 위해 존재하는 시간이 아니고, 오직 위하는 건 하나님만 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발제자들은 "좋은 찬양 음악과 설교를 찾아 떠돌아 다니는 이른바 '플로팅 리스너'들이 늘어났다"며 "내 몸 전체가 예배를 통해서 전인격적으로 하나님과 관계 형성을 해야 한다는 점을 선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요셉 기자한편 발제자들은 좋은 시설과 장비 등 예배 환경을 과도하게 중시하는 흐름도 우려하며, 말씀과 기도, 세례와 성찬이라는 '은혜의 방편'은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교회에 동일하게 주어졌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어, 한국교회가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예배의 본질을 회복해, 삶의 변화와 더불어 이웃과 세상을 향한 공적 책임까지 함께 새롭게 해 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