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철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2027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KDI 제공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개선세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올해 2% 중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를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KDI 정규철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13일 '2026~2027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우리 경제가 2026년 2.5% 성장한 뒤 2027년에는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경기 확장 국면"
정 부장은 "2026~27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한다는 점에서 경기 확장 국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망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경기 회복이다.
정 부장은 "최근 수출 호조를 이끌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높은 수요는 향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수퍼 사이클 지속 기간'을 묻는 말에는 "반도체가 상당히 불확실하고, 사이클을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적어도 2026년도까지는 상당한 수요가 있다고 전제했고 2027년도에도 수요가 있지만, 지금보다는 불확실한 그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장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7년,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어느 정도 유지되고 하반기에는 조금 그것이 누그러들 수 있는 것으로 많은 기관들의 전망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이 이번 전망에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수출은 반도체 호조세에 힘입어 올해 4.6%, 내년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상품수지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2500억 달러, 23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도 올해 2400억 달러, 내년 2100억 달러 수준의 대규모 흑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 물량과 수출가격 증가율. KDI 제공"내수 회복세 완만…건설 부진 지속"
정 부장은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중심으로 올해 3.3%, 내년 2.4%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올해 0.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올해 2.2%, 내년 1.5% 수준에 머물렀다.
정 부장은 "민간소비는 중동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득 개선과 정부 지원 정책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 상승·중동 리스크에 물가 압력 확대"
특히 국제유가 상승은 핵심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두바이유 기준 원유 도입단가가 올해 배럴당 91달러까지 상승한 뒤 내년 82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제했다. 그러나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따라 추가적인 비용 상승 위험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정 부장은 "중동 전쟁이 격화되거나 장기화되는 경우 원자재 수급 차질과 생산 비용 상승에 따라 성장세가 약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는 경우 경제 전반에 생산 비용 상승이 파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 전망도 다소 높아졌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과 경기 회복 영향으로 올해 2.7%, 내년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2.5%, 내년 2.3%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해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서도 물가 경계 필요성도 제기됐다.
정 부장은 "통화정책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지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경제성장률 전기대비(왼쪽) 및 전년동기대비 표. KDI 제공 기초연금·교육교부금 개편 필요성도 언급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 재정정책과 관련한 구조조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 부장은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인용하며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내년에 100조 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법령 개편이 요구되는 의무지출에 대해서도 재정지출 효율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초연금을 취약 노령층에 집중하여 지원하는 한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학령인구에 연동되도록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 회복세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취업자 수가 각각 17만 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2.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