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서 멸공라떼 한 잔 하자!" 스타벅스가 쏘아올린 '탱크데이' 논란 이후, 극우 세력들 사이에서 유행어가 된 문구입니다.
지난 18일, 스타벅스가 '탱크데이 이벤트' 홍보에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폄훼하는 문구를 써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나흘이 지났으나 이번엔 후폭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시민들은 불매에 돌입했고 정부도 손절에 나섰는데요. 행정안전부는 22일 기관 차원의 불매운동을 선언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21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시민들을 만나다 커피를 주문하던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에게 "거기 커피는 아니지요?"라고 물었습니다.
이번 사태, 단순 실수가 아니라 주구장창 '멸공'을 외쳐오던 오너가 자초한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신세계의 '완전 인수' 이후 변한 스타벅스
우리 기억 속 스타벅스는 이른바 '일잘(일 잘하는)' 기업이었습니다. 타 브랜드와 달리 전매장 직영 운영을 통해 품질을 관리하고, 매장 직원 전부를 정직원으로 고용하는 등 고용구조 개선에 앞장서고, 전세계 최초로 사이렌 오더를 적용해 미국으로 역수출하기까지.
한국 유통·서비스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던 스타벅스는 2021년 7월을 기점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이 최대주주로 등극한 시점부터입니다. 2021년 7월, 이마트는 4742억 원을 들여 스타벅스 미국 본사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신세계그룹이 총 67.5%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사실상 스타벅스라는 이름만 빌린, 완전한 한국 기업이 된 셈이죠.
스타벅스는 그 이후 꾸준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2021년 10월, 본사의 과도한 굿즈 행사로 인한 스벅 파트너들의 첫 단체행동(트럭시위) △2022년 7월, 사은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모르쇠로 일관하다 들키자 108만 개 리콜에 나선 '서머 캐리백 사태' △2026년 1월엔 또다른 사은품(가습기)에 문제가 생겨 39만 개 리콜. K-프랜차이즈화 되어버린 스타벅스, '한국 패치'가 너무 잘 되어버린 게 오히려 독이된 듯 하죠?
그사이 스타벅스코리아 매출, 계속 늘긴 했습니다. 2021년 2조 3856억에서 2025년 3조 2380억. 4년 만에 30% 이상 매출이 늘며 이른바 '3조 클럽'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좀 다릅니다. 2021년 10%대를 찍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5.3%로 거의 반토막이 나버렸습니다. '속 빈 강정'이 되어버린 셈이죠.

배경엔 '멸공' 정용진,…이번엔 곧장 사과
그 배경에는 '오너' 정용진 신세계 회장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업하는 집에서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라던 정 회장.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꾸준히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왔습니다.
2021년 11월 SNS에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이듬해에도 줄곧 '멸공'을 외쳤습니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가세해 '멸공 챌린지'가 이어졌죠.

일각의 비판에도, 정 회장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 3월, 회장 승진 이후 행보는 더 선명해졌습니다. 트럼프 주니어의 '절친'으로 알려진 정 회장, 2024년 12월엔 트럼프 대통령을 독대하기도 했고요. 트럼프 가문과 정 회장의 교류는 양국을 오가며 최근까지 이어져왔습니다.
2025년 6월에는 정 회장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만든 보수 후원 네트워크 '록브리지 네트워크'의 아시아 총괄을 맡는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MAGA가 트럼프 사후에도 존속하도록 무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소개한 그 단체입니다. 지난 달엔 정 회장 부인의 콘서트장을 찾은 트럼프 주니어가 MAGA 모자에 사인하는 사진이 한국 언론을 도배했고요. 이 정도 꾸준함이면, 사람들이 '탱크데이'에서 곧바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 게 단순한 비약은 아닌 것 같죠?
그럼에도 꼿꼿하던 정 회장, 이번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논란 발생 당일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하고, 다음 날엔 이례적으로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내놓았습니다.

그 배경에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을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SNS에 공개적으로 '저질 장사치'라며 분노한 이 대통령의 영향도 있었을 겁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였다면 (정 회장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 회장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 사람이다. (심지어) 대통령이 직접 얘기를 꺼내기 전에 움직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제적 계산 또한 있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미 광주 광천터미널 복합개발사업 등을 비롯해 광주에 약 3조 원을 투자하며 광주를 집중 공략하고 있던 신세계그룹이, 이번 사태를 마냥 방관하기만은 어려웠을 거라는 지적입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계약상 귀책 사유'를 문제 삼아 '계약 해지'까지 통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요. 스타벅스 글로벌은 현재 "결코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숙인 상황입니다.
예견된 참사였나…전문가 "단순 실수 아냐"

정 회장의 참회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망치로 그간 사용하던 스타벅스 머그컵을 깨부수고, 각종 스타벅스 굿즈를 가져다 버렸습니다. 환불 및 불매 열기도 거세지면서, 여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선택,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법적 제재보다 더 강력하고 효과적"이라며 "이번 기회에 소비자들의 견해나 입장이 확산되어, 사업자가 좀 더 신중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시민들의 머릿속엔 물음표가 맴돕니다. "이 이벤트가 대체 어떻게 통과된 걸까?", ""과연 위기 관리에 실패한 단순 사고일까?" 라는 물음 말이죠.
'단순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강성현 성공회대 평화월딩연구소 소장은 "이게 대기업 마케팅 채널의 모든 검토를 통과해서, 그대로 나온 것"이라며 "누구도 이게 이상하다고 막지 않았던 것 자체가 굉장히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한 직원의 실수나 이게 회사의 검수 실패로 보지 않는다"며 "신세계의 어떠한 기업 문화, 단지 정용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문화의 극우적인 정체성이 드러난 사건 이라고까지 봐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예견된 참사였을까요? '극우 아이콘'이라는 별칭을 얻은 스타벅스에 대한 여러분의 판단, 유튜브 <씨리얼> 채널에서 영상을 보시고 댓글로 남겨주세요.
한때 일 좀 했던 스타벅스, '탱크데이'는 정말 실수였을까?https://www.youtube.com/watch?v=8g1r2et-ltg&t=1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