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중 대사를 지낸 맥스 보커스는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양측이 신뢰 구축이나 의미 있는 관계 재정립보다는 위기 예방에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보커스 전 대사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용한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안정된 미중 관계'에 대해 "해빙의 시작이라기보다는 현상 유지에 가깝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베이징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의 파탄과 악화를 막는 안전장치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두 초강대국 관계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강대국이 서로 다른 체제를 갖고 있어 서로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면서 "양국 모두 관계를 안정시키고 더 악화되는 것을 막고 싶어 한다"고 부연했다.
보커스 전 대사는 "비록 뚜렷한 결론은 없었지만, 재앙도 없었고 결별도 없었고, 제가 아는 한 나쁜 감정도 없었다"고 총평했다.
그는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안정'을 위해선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면서 "해상 등에서 통제 불능 상태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도화된 군사 채널 구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날수록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이어 9월에는 시 주석의 답방이 예정돼 있다. 또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한 달 뒤인 12월에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두 사람은 대면할 예정이다.
미중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였던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 대만 문제에서 양보를 시사했을지도 모른다"면서도 "어떤 합의나 타협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짚었다.
보커스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바로 푸틴 대통령을 초청한 시 주석에 대해 "현명한 전략"이라며 "세계적으로 더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국가로 비춰질 수 있다"고 했다.
중러 관계가 계속 밀착하면서 "러시아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키디데스 함정'을 언급한 것도 "매우 영리한 발상"이라고 칭찬했다. 보커스 전 대사는 신흥 강국과 기존 패권국 간의 갈등 위험성을 "현실적이고 솔직하며 정확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