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지하차도 입구. 부산시 제공북항 재개발지역 인근 공사 현장에서 5년 동안 10차례가 넘는 오염토가 발견된 가운데
[5.15 CBS노컷뉴스= "땅만 파면 중금속" 5년 동안 북항 일대 오염토 정화 명령 10건] 이미 오염토가 나와 공사가 중단된 충장지하차도 상부도로는 정밀 조사 명령 시한을 지키지 못해 기간까지 한 차례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항 재개발 성패는 물론 시민 편의와 직결된 핵심 인프라 사업이 오염토에 발목을 잡히는 모습이다.
29일 CBS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동구청은 지난해 오염토가 나온 충장지하차도 상부도로 공사 현장에 대한 정밀 조사 명령 이행 기간을 오는 10월 3일까지 6개월 연장했다.
동구청은 애초 부산항건설사무소(부건소)에 지난달 초까지 오염토 정밀 조사를 이행하라고 행정 명령을 내렸지만, 부건소는 정밀 조사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한 차례 조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토양환경보전법 시행령에 따르면 정밀조사 기간은 최대 한 차례,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충장지하차도 사업은 부산역 배후인 충장대로, 일명 '부둣길'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북항 재개발지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국가 사업이다. 전체 예산은 2710억 원 규모로 지난 2019년 10월 착공했다. 지난 3월 31일 1.86㎞ 길이의 지하차도는 우선 개통했지만 상부도로 공사는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송호재 기자사업 부지에서 오염토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2022년이다. 당시 정밀 조사와 정화 작업 등을 거쳐 공사를 재개했지만, 지난해 9월에는 부산역과 북항을 잇는 보행시설 '하늘광장' 하부 도로에서 하수관거 공사 중 또 오염토가 발견돼 공사가 중단됐다.
부건소는 애초 2023년 9월 모든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오염토 발견과 바닷물 유입 등 악재가 반복되면서 도로 완전 개통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오는 10월 정밀 조사가 마무리되더라도 오염이 확인되면 정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공사를 재개할 때까지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부산항건설사무소 관계자는 "우선 정밀조사 기간 이후인 11월까지 공사 시점을 연기한 상태로, 조사 결과에 따른 정화 작업 계획이 나온 뒤에야 공사 재개 시점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내부적으로 오염토 대응 방향 등을 수립하고 지자체와도 협의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항 재개발 지역. 부산항만공사 제공충장지하차도를 포함한 북항 재개발지역 인근 공사 현장에서는 최근 5년 동안 10차례의 오염토 관련 행정 명령이 내려졌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진행 중인 부산지방합동청사 부지는 지난 3월 전체 사업 대상지의 25%가 중금속 등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 정화에만 최대 1년이 걸릴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근 대규모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도 세 차례에 걸쳐 각종 중금속 등 오염이 발견돼 대대적인 정화 작업을 벌인 바 있다.
북항 일대가 대부분 매립지인 데다 오랫동안 항만·철도 시설 등으로 활용된 만큼 개발이 계속되는 한 오염토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