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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보느라 골 놓칠 판"…축구 본질 흐리는 월드컵 상업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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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손흥민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도입한 '물 보충 휴식(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제도가 축구 팬들과 현장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선수 보호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사실상 방송사들의 광고 수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한국시간) 이 같은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캐나다, 멕시코, 미국이 공동 개최한 이번 대회에서는 모든 경기 전·후반에 각각 3분간의 휴식 시간이 의무적으로 주어지기 시작했다.

FIFA는 북중미의 무더운 여름 날씨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현장의 시선은 냉담하다. 방송사들이 이 시간을 맥주와 스포츠 베팅 업체 등의 광고로 채우면서 상업적 목적의 광고 시간 확대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장의 축구인들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그 3분이 경기의 모든 흐름을 끊어놓는다"며 "우리는 적응해야 하겠지만, 방송사들은 행복하지 않겠느냐"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다큐멘터리 감독 랜디 윌킨스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기에 몰입하려 해도 결국 돈벌이 수단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본래 수분 보충 휴식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기온이 섭씨 32도를 넘을 때만 제한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기온과 관계없이 의무 시행 중이다. 실제로 미국 대표팀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치른 파라과이와의 개막전 당시 기온은 섭씨 22도에 불과했으나 경기는 어김없이 중단됐다. 축구계에서 선수 보호보다 광고 수익 확대가 진짜 목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이번 월드컵은 총 104경기가 치러진다. 전·후반마다 3분씩 휴식이 주어지면서 대회 전체로 보면 10시간이 넘는 추가 광고 시간이 확보된다. ESPN 임원을 지낸 스포츠 미디어 컨설턴트 존 코스너는 "사실상 축구를 4쿼터 경기로 나눈 셈"이라며 "엄청난 가치의 광고 구간을 새로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대회 초반 경기의 30초 광고 단가는 약 20만 달러(약 3억 원) 수준이며, 주목도가 높은 미국 대표팀 경기 때는 약 75만 달러(약 11억 3천만 원)까지 치솟는다.

WSJ은 축구가 미식축구, 농구, 야구와 달리 광고 삽입에 적합하지 않은 종목이라는 점을 짚었다. 타 종목은 작전타임이나 공수 교대 등 경기 중단이 잦지만, 축구는 전·후반 45분 동안 쉼 없이 흘러가는 연속성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 방송 사고 수준의 중계도 나타났다.

미국 내 영어 중계권을 가진 폭스스포츠는 개막전 첫 휴식 때 안내 영상을 내보낸 뒤 광고 5편을 연속으로 편성했다. 후반전에는 광고가 길어지면서 일부 시청자들이 경기 재개 직후 장면을 놓치는 일까지 벌어졌다.

폭스스포츠의 월드컵 스튜디오 진행자인 롭 스톤은 "팬 입장에서는 나 역시 이 휴식 제도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부디 선수 복지를 위한 올바른 이유 때문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독일 대표팀의 팬인 마이크 프렌켈은 "광고 때문에 골 장면을 놓치게 된다면 정말 선을 넘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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