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산불 피해를 입기 전의 영덕 천지원전 예정지 전경. 영덕군 제공경북 영덕군이 신규 대형원전 건설 후보지로 최종 선정되면서 지역사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 2012년 천지원전 예정구역 지정 이후 주민 갈등과 정부 정책 변화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지 14년 만이다.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 17일 대형원전 건설 후보지로 영덕군을 선정했다. 평가 결과 영덕군은 91.01점을 받아 울산 울주군(82.63점)을 큰 점수 차로 앞섰다.
평가위원회는 주민수용성과 부지 적정성, 환경성 분야에서 영덕군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원전 예정지 일대 산림 상당수가 불에 타 공사 추진이 상대적으로 쉽고, 영덕군민들은 장기간 중단됐던 원전 사업 재개를 통해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하고 있어 주민수용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영덕읍 석리. 영덕군 제공
이번 선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영덕이 한 차례 원전 유치와 철회를 모두 경험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영덕은 2012년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에 따라 천지원전 예정부지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후 지역 내 찬반 갈등이 격화됐고, 주민투표와 탈원전 정책 등의 영향으로 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당시 원전 건설을 전제로 추진했던 각종 지원사업과 지역개발 계획도 함께 중단되면서 지역사회에는 적지 않은 후폭풍이 몰아쳤다.
그러나 이번 원전 유치로 영덕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형 원전 2기 건설에는 수조 원의 사업비가 들어가고, 건설 과정에서 수천 명의 인력이 투입돼 숙박·음식·건설·운송 등 지역경제 전반에 상당한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영덕청년연합회가 영덕군청 앞에서 원전유치 집회를 갖고 있다. 영덕청년연합회 제공
또 원전 운영이 시작된 이후에는 장기간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방세 수입 증가, 각종 지원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영덕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과거 천지원전 추진 과정에서 경험했던 지역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충분한 소통과 상생 방안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입장문을 통해 "어려운 과정 속에서 지역의 미래를 위해 뜻을 모아주시고 성숙한 의식을 보여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단순한 국책사업 유치를 넘어 영덕의 100년 미래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