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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성 강한 제주 기독교 '마을 공동체'서 피어난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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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기독교순례길연구회, 순례길 의미와 역사 정리한 책 발간
"외부 주입 아닌 마을 공동체 속에서 형성된 제주 기독교의 독자성"
8년간 해설사 활동 통해 본 현장 신앙사…순례길 교육·탐방 확산
방대한 자료 속 핵심 정리…"쉽게 읽는 제주 선교사 안내서 필요"
제주 전역 12개 코스 확장 계획…10월 6코스 개장 준비

심현구 제주기독교순례길연구회장. 박혜진 아나운서심현구 제주기독교순례길연구회장. 박혜진 아나운서
제주 초기 기독교의 발자취를 따라 순례길의 의미를 정리한 책이 출간돼 지역 교회사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다.

제주기독교순례길연구회는  척박한 섬 제주에서 형성된 신앙 공동체의 역사와 의미를 집약해, 제주 선교의 흐름을 '현장 중심'으로 재구성한  '제주기독교순례길'을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책은 제주기독교순례길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심현구 회장이 실제 해설사 활동 경험과 현장 연구를 바탕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심 회장은 제주 기독교 순례길과의 인연에 대해 2018년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 해설사 과정을 수료한 뒤 지금까지 8년째 현장을 안내하고 있다"며 "단순한 역사 해설을 넘어 삶의 고백처럼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신앙 여정에는 가족사의 영향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그는 모태신앙으로서 할머니로부터 이어진 신앙의 유산을 언급하며, "5대째 약 240여 명이 신앙을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 순례길을 공부하면서 개인의 신앙과 역사의 연결을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고 심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제주 초기 기독교의 특징을 '자생성'으로 규정했다. "육지의 선교가 외부 선교사 중심이었다면, 제주는 제주인 스스로 마을 공동체 안에서 신앙을 세워간 특징이 있다"며 "이것이 제주 교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저서 출간 배경에 대해 심 회장은 방대한 기존 자료의 한계를 언급했다."제주 선교 역사 관련 자료는 많지만 대부분 너무 방대하고 교회 중심으로 분산돼 있다"며 "핵심을 정리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간결한 안내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역사 기록의 불일치와 현장 조사 과정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교회 설립 연도나 기록 해석이 자료마다 다른 점, 그리고 일부 선교 관련 인물의 생가나 유적지가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이 대표적 사례였다.

최근 출간된 '제주기독교순례길'. 박혜진 아나운서최근 출간된 '제주기독교순례길'. 박혜진 아나운서
심 회장은 순례길의 의미를 단순한 관광이 아닌 '신앙의 흐름'으로 정의했다. 그는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흐르고 있는 과정"이라며 "신앙 역시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연속성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 기독교의 특징에 대해 "외부에서 주입된 신앙이 아니라 섬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된 공동체적 신앙"이라며 "이 점이 제주 기독교의 가장 큰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순례길 해설 경험도 소개됐다. 그는 "선교학회 교수들과 목회자들 앞에서 해설했을 때, 제주 선교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이후 전국 교회에서 학생과 성도들이 순례길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제주 초기 신앙 인물인 '천아나 할머니'의 이야기도 소개됐다. 1852년생으로 조천 지역에서 신앙 공동체 형성에 참여했던 그는 조천교회 초기 역사와 연결된 인물로, 심 회장은 "자신의 할머니와 겹쳐 보일 정도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러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 제주 신앙의 실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순례길 탐방을 준비하는 이들을 향한 조언도 이어졌다. 심 회장은 "여행이든 순례든 아는 만큼 보인다"며 "역사적 배경과 시대적 맥락을 이해하고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설사와 함께 걸을 때 그 의미가 더욱 깊어진다"며 교육과 안내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현재 제주 기독교 순례길은 5개 코스로 운영되고 있는데 오는 10월에는 6코스 개장이 예정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제주 전역을 아우르는 12개 코스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심 회장은 "순례길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한 탐방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현재의 신앙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다"며 "제주 교회의 역사적 의미가 더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주 기독교의 초기 흔적을 따라가는 이 순례길은 이제 단순한 지역 탐방을 넘어, 섬의 역사와 신앙, 그리고 공동체의 기억을 잇는 하나의 '살아 있는 기록'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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