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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 탈락 참사…"이유 몰랐다"는 홍명보 다시 보는 '말말말'[노컷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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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사실 아님

"데이터상 체력 차이 없어" "선수들 느려 보인 이유 찾기 쉽지 않아"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 최악의 성적표, 패배 원인은 '쏙' 빠진 기자회견
홍명보 감독의 월드컵 기간 주요 발언과 FIFA 경기 분석 보고서와 대조 검증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 17일 만에 축제는 끝났다. 홍명보호가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의 꿈이 무산됐다.

한국은 멕시코전에 이어 남아공전까지 연패를 당하며 이번 대회 내내 '졸전'이라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월드컵 경기 전만 해도 역대급 '꿀조'라는 평가를 받았던 조 편성은 결국 '32강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그렇다면 대표팀은 이번 실패의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홍명보 감독은 남아공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패배 원인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유를 못 찾았다"는 평가를 남겼다. "데이터상 체력은 멕시코전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 선수들이 굉장히 느려 보인 이유도 찾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한민국의 32강 탈락을 결정지은 패배 원인을 짚기 위해서는, 먼저 홍명보 감독의 '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연 홍 감독의 설명은 국제축구연맹(FIFA)가 공개한 데이터와도 일치할까. CBS노컷뉴스는 월드컵 기간 홍 감독의 발언을 FIFA 경기 분석 보고서와 대조해 검증했다.

▶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남아프리카공화국 경기 후 기자회견 인터뷰 발췌
Q. 선수 체력 문제인지, 코치 전술 문제인지? 코칭스테프 내부의 판단이 있으셨나.

홍명보 감독 "남아공 데이터를 봤을 땐 멕시코 경기보다 뛰는 양은 조금 줄었다. 고강도는 조금 더 많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체력은 큰 차이가 없었는데, (선수들이) 느려보인다거나 보셨을거라 생각이 드는데, 거기에 대해 이유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데이터를 봤을 땐 아무 문제 없다고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쉽게 답이 '이 것이다'라고 찾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정답'을 찾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활동거리 1.1km↓·수비 압박 18회↓·직접 압박 10회↓

멕시코전 경기 요약 보고서. 국제축구연맹(FIFA) 데이터 분석 보고서 제공
멕시코전 경기 요약 보고서. 국제축구연맹(FIFA) 데이터 분석 보고서 제공

남아공전 경기 요약 보고서. 국제축구연맹(FIFA) 데이터 분석 보고서 제공
남아공전 경기 요약 보고서. 국제축구연맹(FIFA) 데이터 분석 보고서 제공 

패배 원인으로 '정답'을 찾을 수 없다는 홍명보 감독의 말은 사실일까. FIFA에서 내놓은 '경기 요약 보고서'에 따르면 홍 감독 설명과는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FIFA 보고서의 팀 주요 지표와 선수별 'Match Summary-Key Statistics(매치 요약-주요 통계)' 분석 결과 멕시코전에서 한국은 총 활동거리 112.1km, 수비 압박 217회, 직접 압박 37회였고, 남아공전은 총 활동거리 111.0km, 수비 압박 199회, 직접 압박 27회로 줄었다.

활동거리, 수비 압박 수치에서 모두 하락 지표가 기록된 것이다. 특히 직접 압박은 10회 차이로 줄어 "데이터상 체력은 멕시코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홍 감독의 설명과는 대치되는 주장일 수 있다.

다만 "고강도 활동은 오히려 더 많았다"는 홍 감독의 주장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 단순 총거리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어떤 속도 구간에서 얼마나 움직였는지다.

▶ 멕시코전-남아공전 선수별 'physical data(물리적 데이터)' Zone1 비율 증감 
ⓛ김승규 73.7% → 78.3% (+4.6%p)
②이한범 38.1% → 39.8% (+1.7%p)
③이기혁 35.2% → 40.5% (+5.3%p)
④김민재 40.5% → 42.5% (+2.0%p)
⑤황인범 31.0% → 31.6% (+0.6%p)
⑥백승호 33.8% → 34.9% (+1.1%p)
⑦황희찬 35.9% → 40.5% (+4.6%p)
⑧오현규 40.8% → 41.4% (+0.6%p)
⑨이강인 42.8% → 43.7% (+0.9%p)
⑩설영우 39.7% → 35.8% (-3.9%p)
⑪손흥민 39.0% → 37.9% (-1.1%p)
⑫조규성 37.4% → 40.5% (+3.1%p)

FIFA는 선수 움직임을 속도에 따라 △Zone1(시속 0~7km) △Zone2(7~15km) △Zone3(15~20km) △Zone4(20~25km) △Zone5(25km 초과)로 구분한다.

선수별 'physical data(물리적 데이터)'를 합산해도 하락세는 이어진다. 통계에 따르면 남아공전에서는 멕시코전과 비교해 걷기나 저속 이동에 가까운 Zone1 비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멕시코전과 남아공전에 모두 출전한 선수 11명 중 손흥민(LA FC)과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를 제외하고는 전부 해당 비율이 올라갔다. 단 2명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은 멕시코전보다 저강도 움직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흐름으로 분석될 수 있다.

"고강도는 좀 더 있었다"…'비교 기준'에 따라 상이한 결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고속 움직임'은 비교 기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선수들의 고속·고강도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지표를 비교해보자. FIFA 보고서에서 High Speed Runs(Zone3)와 Sprints(Zone4·5)는 상대 압박, 침투, 공수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빠른' 움직임의 횟수로 간주한다.

홍 감독의 말대로 멕시코전과 남아공전 동일하게 출전한 선수만 비교한다면, 고강도 움직임은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두 경기 모두 출전한 선수 11명의 High Speed Runs는 889회에서 899회로 10회(1.1%) 늘었고, Sprint도 301회에서 328회로 27회(9.0%) 증가했다.

그러나, 교체 선수를 포함한 팀 전체(선발+교체) 기준에서는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골키퍼 김승규(FC도쿄)를 제외한 한국 출전 선수 전체의 High speed Run은 멕시코전 1162회에서 남아공전 1113회로 49회(4.2%) 감소했다. Sprint 역시 438회에서 417회로 21회(4.8%) 줄었다.

동일 선수만 놓고 보면 고강도 움직임은 증가했지만, 교체 선수를 포함한 팀 전체 기준에서는 수치가 하락했다. 이는 특정 선수들의 활동량이 일괄적으로 떨어졌다기보다는 출전 구성과 교체 이후 선수들의 움직임까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FIFA 데이터만 놓고 보면 기록을 종합해보면, 동일 출전 필드플레이어 11명 중 9명의 저속 이동(Zone1) 비중이 증가했고, 팀 전체 기준 High Speed Runs와 Sprints는 감소했다. 즉, 남아공전은 멕시코전보다 저속 이동 비중이 커지고 팀 전체 고속 움직임 빈도는 줄어든 경기다.

'느려 보인 경기' 탓만 하기엔…'전술' 문제는 없었을까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 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 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아공전은 단순히 '느려 보인 경기'가 아니다. 앞서 FIFA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듯 저속 이동 비중은 늘고 팀 전체 고강도 움직임과 압박 지표는 줄어든 경기였다. 홍 감독이 "부진 원인을 찾기 어렵다"고 말하기에는 적지 않은 단서들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감독 및 코치진의 전술적인 문제는 없었을까. 축구 전문가들의 진단도 홍 감독의 설명과는 다른 평가를 내놓는다.

축구해설위원 박문성은 29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도부, 코칭 스태프 차원에서) 전술을 파악하는데 게으른 점이 문제였다"면서 "선수들도 다르고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고 전술도 다르다. 홈 팀 멕시코를 상대로 수비적으로 싸우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왜 남아공 상대로도 수비적으로 싸워야 되냐"며 반문했다.

이어 "남아공의 약점은 (골키퍼와 수비수 쪽에서 볼을 갖고 오는) 빌드업을 할 때 상대가 강하게 압박을 하면 실수가 일어난다. 남아공 선수들이 개개인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도 실수를 유발시키기 위해 공격수들이 강하게 전방에서 압박을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 본선 내내 '쓰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멕시코전에 이어 남아공전에서도 1대0으로 지고 있는 상황 속 3명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하프라인 후방에 갇혀 숫자 싸움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박지성 JTBC 해설위원도 남아공전 직후 "이기려고 한 경기가 맞는 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크로스 때 문전에 최소 3~4명은 들어가야 하는데 우리는 수비를 보는 선수가 4명이나 있었다"며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계에 참여한 설기현 해설위원 역시 경기 도중 "욕 좀 하고 오겠다"고 말할 정도로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에는 전술적으로 상대 압박을 풀어내는 과정과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분석을 내놨다.



한편, 29일 홍명보 감독은 이번 월드컵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면서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감독은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취재진을 만나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오늘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결국 홍 감독은 끝내 패배의 원인에 대한 명확한 분석을 내놓지 못한 채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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