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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혐오하고, 먹는다…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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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헤르조그 '우리가 사랑하는 동물, 혐오하는 동물, 먹는 동물'
동해안 가자미는 외국산?…김형호 '동해 탐독'

에코리브르 제공에코리브르 제공
우리는 개와 고양이를 가족처럼 사랑하면서도 닭과 돼지는 먹는다. 실험실의 생쥐는 의학 발전을 위한 존재로 받아들이지만, 같은 건물 복도를 돌아다니는 생쥐는 해충으로 없앤다.

할 헤르조그의 '우리가 사랑하는 동물, 혐오하는 동물, 먹는 동물'은 이처럼 복잡하고 모순적인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탐구한 인간동물학 교양서다.

인간과 동물 관계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인류학과 진화심리학, 행동경제학, 철학을 넘나들며 반려동물 문화와 동물실험, 채식주의, 투계, 동물권 운동 등을 살펴본다. 동물권 활동가와 투계꾼, 수의대생, 생의학 연구자 등 다양한 인물의 삶도 함께 들여다본다.

책은 익숙한 통념에도 질문을 던진다. 어린 시절 동물 학대가 성인기의 폭력을 강하게 예고한다는 믿음은 실제 연구보다 과장됐을 수 있고,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고 반드시 정신적·신체적 건강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채식 역시 단순하지 않다. 건강과 윤리를 이유로 고기를 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용과 번거로움, 건강 문제 때문에 다시 잡식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투계를 잔인한 행위로 비난하면서도 공장식 축산을 통해 생산된 닭고기는 거리낌 없이 먹는 현실도 짚는다. 저자는 이런 불일치를 단순한 위선이라기보다 인간이 도덕적으로 복잡한 존재라는 증거로 본다.

개정판에서는 책 전반에 걸쳐 우리가 반려동물에 지출하는 비용, 동물 실험을 향한 여론의 향배, 동물 섭취로 회귀하는 비건의 비율 등 기본적인 사실을 새롭게 정리했다. 또한 인간과 동물의 상호 작용 심리학에 관한 최신 연구 성과를 최대한 담았다.

할 헤르조그어 지음 |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틈새책방 제공 틈새책방 제공 
동해안 식당에서 먹는 가자미는 정말 동해에서 잡힌 것일까. 사라졌다고 알려진 오징어와 명태는 왜 더 이상 우리 식탁에 오르기 어려워졌을까.

김형호의 '동해 탐독'은 20년 넘게 동해안을 취재해온 현직 기자가 바다에서 식탁까지 이어지는 수산물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책이다.

저자는 고래와 가자미, 오징어, 명태, 문어, 대게, 곰치 등을 통해 동해 수산업의 가려진 구조를 살핀다. 어획량과 기후 변화뿐 아니라 유통, 정책, 지역 관행, 소비자의 인식이 수산물의 이름과 가격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짚는다.

포획이 금지된 고래가 '혼획'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유통되고, 동해안 식당에서도 수입산이나 양식산 가자미가 흔한 현실은 바다와 식탁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오징어와 명태의 감소 역시 단순히 자원이 사라진 문제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바다의 변화에 제도와 유통, 소비 방식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식탁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우리가 수산물을 먹으면서도 어디서 어떻게 잡혔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이름과 가격을 얻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메뉴판은 맛과 상품성만 보여주고, 그 뒤의 어부와 유통 구조는 쉽게 가려진다.

'동해 탐독'은 동해를 낭만적인 여행지나 풍성한 먹거리 산지로만 바라보던 시선을 바꾼다. 익숙한 수산물 한 접시 뒤에 놓인 바다의 변화와 인간의 선택을 함께 읽어낸다.

"오징어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그 이동을 따라잡지 못하는 우리의 방식이다. 이미 식탁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연근해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원양 어업과 수입 의존도가 높아졌다. 가공식품과 외식에 사용되는 오징어는 대부분 냉동 수입산으로 대체됐다. 과거처럼 가까운 바다에서 잡은 오징어를 소비하는 구조는 유지되기 어렵다."

김형호 지음 | 히크메트 카디르 보조크 그림 | 틈새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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