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들고 포즈 취하는 KT 위즈 박지훈. 김조휘 기자프로야구 KT 위즈의 신예 우완 투수 박지훈(19)이 퓨처스 올스타전이라는 뜻깊은 무대를 발판 삼아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다짐했다.
박지훈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KBO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퓨처스리그에서 기록이 그리 좋지 못했는데도 올스타에 뽑혀 부담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당찬 포부와 실력으로 주목받았던 박지훈은 앞서 이강철 KT 감독으로부터 "금방 성공할 자원"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1군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호기롭게 올라선 1군의 벽은 높았고, 남긴 성적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고등학교 무대와 프로 1군의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한 순간이었다.
박지훈은 "고등학교 시절에는 타자들이 빠른 공을 잘 대처하지 못했지만, 1군 타자들은 가볍게 받아치고 실투를 절대 놓치지 않더라"며 "변화구 제구가 흔들리면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해지고 멘탈까지 흔들렸다"고 냉정하게 복기했다.
그러나 귀중한 실패는 조급했던 그를 바꿨다. 박지훈은 "1군 경기를 치르기 전에는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다"며 "하지만 쓰라린 경험을 해보고 나니 이제는 야구를 멀리, 오래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가짐이 바뀌었다"고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1군에서 내려온 직후 퓨처스리그에서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지만, 박지훈은 '투심 패스트볼'로 돌파구를 찾아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포심 패스트볼 위주의 단조로운 피칭에서 벗어나 무브먼트를 가미한 투심을 장착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그는 "원래 직구를 가운데로 던지면 일자로 밋밋하게 들어와 타자들이 치기 쉬웠고 볼넷도 많았다"고 고백하며 "퓨처스 코칭스태프와 상의 끝에 투심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직구보다 제어가 잘 되고 한가운데로 들어가도 움직임이 좋아 땅볼이나 뜬공 유도가 수월해졌다. 투심을 선택한 이후 좋은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구단이 직접 제작한 부채가 눈길을 끌었다. 퓨처스 선수들의 소개 문구가 담긴 이 부채에 박지훈은 "디그롬처럼 될게요! 빠른 공을 던지고, 피지컬이 좋은 투수입니다. KT 위즈의 미래 '1선발'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당찬 메시지를 적어 넣었다.
자신의 부채 문구를 직접 소개한 박지훈은 "당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전달한 문구인데, 지금은 새로 장착한 투심이 나의 가장 큰 강점이라는 것을 더 강조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인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과 '1선발'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꿈이 너무 크면 오히려 멘탈이 흔들리기도 하더라. 1선발로 당당히 자리 잡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겠지만, 이제는 멀리 내다보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겠다는 뜻으로 '오래 보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철 감독은 그를 퓨처스리그로 내려보내며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며 본격적인 선발 수업을 받으라"는 특명을 내렸다. 사령탑의 든든한 신뢰 속에서 박지훈은 매서운 성장통을 이겨내는 중이다.
박지훈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지금의 좋은 경기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머지않아 부채에 적은 다짐처럼 KT의 확실한 선발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힘찬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