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성. 김조휘 기자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살림꾼'이자 베테랑 리베로 오재성이 팀에 잔류한 소회와 함께 새 시즌을 향한 굳은 각오를 밝혔다.
오재성은 16일 인천 제물포구의 송림체육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비시즌 기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후 구단과 총액 4억 2200만 원(연봉 3억 8000만 원, 옵션 4200만 원)에 재계약하며 팀에 남게 된 배경을 전했다. 오재성을 비롯해 이상현, 박진우, 김영준 등 내부 FA 전원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한 우리카드는 한층 더 단단해진 전력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오재성은 잔류를 선택한 가장 큰 계기로 '팬'과 '구단의 진심'을 꼽았다. 그는 "우리카드가 가장 1순위였다. 장충체육관에서 울려 퍼지는 관중들의 함성은 다른 체육관에 비해 많이 다르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너무 그리울 것 같았다"며 팬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구단에서 많이 신경 써주시는 걸 느꼈고, 감독님께서도 첫 목표가 FA 선수 전원 잔류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다. 덕분에 모두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리시브 효율 1위(46.13%)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V-리그 최고의 리베로로 군림한 오재성이지만, 팀 내 젊은 피 김영준의 성장세도 매섭다. 김영준 역시 FA로 잔류하며 우리카드는 강력한 리베로진을 유지하게 됐다. 후배의 성장에 위협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재성은 "영준이는 아직 어리지만 대표팀에 꾸준히 가고 있고,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솔직히 위협을 느낀다. 나 역시 밀리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디펜딩 리시브 왕'으로서의 자존심은 감추지 않았다. 김영준이 과거 '보여줄 기회가 없었을 뿐 나도 리시브를 잘한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 오재성은 "영준이에게 기회가 가면 내 밥줄이 줄어드는 거라 기회를 줄 생각은 당연히 없다"고 유쾌하게 맞받아쳤다.
이어 베테랑으로서 자신만의 확실한 필살기도 과시했다. 오재성은 "시즌은 길다. 영준이가 자신감은 있겠지만 시즌이 길어지면 체력적으로 힘들고 리시브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라며 "나는 영준이보다 경험에서 오는 감각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상대 팀 서브에 대한 습관이나 코스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며 11번째 시즌을 맞는 베테랑의 노련함을 자랑했다.
어느덧 프로 무대에서 세 번째 FA를 맞이한 그는 여전히 신체적으로 전성기 못지않다고 자신했다. 오재성은 "주위에서 나이 좀 먹었다고 하지만 민첩성 면에서는 아직 떨어지지 않는다. 앞으로 FA 두 번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여오현 형만큼 오래 뛸 자신은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앞으로 더 뛰며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통합 우승'이다. 오재성은 "은퇴한 형들 중에 우승 한 번 못 해본 분들이 많다. 그런 꼬리표를 달고 은퇴하고 싶지 않다. 꼭 우승 컵을 들어 올리고 은퇴하는 것이 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투 리베로 체제를 쓰는 팀의 특성상 누적 기록에서 불리해 '베스트 7' 수상에서 멀어졌던 아쉬움에 대해서는 "디그와 리시브 부문 상을 따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귀여운 푸념을 덧붙이기도 했다.
정식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철우 감독의 지휘 아래 우리카드의 비시즌 훈련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오재성은 "시즌 마치고 휴가 가려는데 감독님이 '돌아오면 죽었다고 생각하라'고 하시더라. 정말 죽을 만큼 힘든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라면서도 "팀 분위기는 가족같이 정말 좋다. (김)지한이도 이번에 대표팀에 가지 못해 더 독하게 운동하면서 체력과 배구 모두 좋아졌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리버스 스윕을 당하며 아쉽게 봄 배구를 마무리했던 우리카드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오재성은 "현재 V-리그는 평준화돼 약팀도 강팀도 없다고 느낀다. 초반부터 집중해서 치고 나간다면, 올해는 작년의 아쉬움 없이 높은 곳에서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날을 바라보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라며 새 시즌을 향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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