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세계 1인자' 신진서 9단이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바둑 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 기신전(棋神戰) 3번기 중 최종 대국을 남겨두고 있다. 연합뉴스세트 스코어 1-1. 인류 대표와 인공지능(AI) 대표가 최종 반상(盤上) 결전을 앞두고 있다. 주인공은 현존 인류 중 가장 바둑을 잘 두는 신진서 9단과 현존 최고 수준의 바둑 AI 카타고(KataGo).
신진서와 카타고는 1승씩 주고받은 상황이다. 신진서는 17일과 19일 카타고와 3번기(기신전) 1·2국을 벌였다. 10년 전 이세돌은 알파고 리(AlphaGo Lee)와 핸디캡 없이 호선(互先)으로 맞붙었지만, 이번 대결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AI의 기력을 고려해 2점 접바둑으로 진행 중이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카타고. 카타고는 17일 열린 1국에서 불과 몇 수 만에 신진서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변칙 수법에 신진서의 멘탈은 무너졌다. 인간 바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수였다. 국가대표 홍민표 감독은 "
평생 처음 보는 수"라고 평했다. 신진서는 결국 245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대국 후 신진서는 "오늘 내용은 개인적으로 많이
부끄럽다"며 "한 달 동안 준비한 게 한 수에 날아갔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초반에 사람 바둑에서 접하지 못한 너무 이상한 수를 당하다 보니 내 스타일로 판을 짜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길 수 있다는 것, 알게 됐다는 점 자체가 의미"
신진서 9단(사진 오른쪽)과 대리착수자 프로기사 이단비 초단. 한국기원 제공19일
세계 바둑사에 새 역사가 작성됐다. 신의 창조물 중 가장 바둑을 잘 두는 인간이, 인간이 만든 기계 가운데 가장 바둑을 잘 두는 AI를 제압했다. 신진서는 현존 최고 성능
카타고와의 공식 대국에서 처음 승리했다.
그는 2국에서 4시간 50여 분, 209수까지 가는 혈투 끝에 4집 반승을 거뒀다. 신진서의 2점 접바둑 승리는 10년 전 이세돌 9단의 알파고(AlphaGo) 상대 1승에 버금가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1국 후 "부끄럽다"던 신진서. 2국에서는 달랐다. 카타고의 매서운 수들을 차례로 방어했다. 150수가 넘어갈 때까지 승률 99%를 유지했다. 역습에 나선 카타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카타고의 엄청난 연산 능력에 맞서 초인적인 수읽기로 중앙전투를 버텨냈다. 결국 치열한 중앙 전투에서 카타고보다 정확한 수읽기를 선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신진서는 2국을 마친 후 "중반 들어 숨도 못 쉬고 하도 맞아서 또 지겠다 싶었다"며 "냉정하게 판단해 보니 아직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다잡았다"고 위기 극복 상황을 전했다. 승리와 관련해서는 "2점 접바둑으로 AI에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점 자체가 의미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알파고 쇼크' 진행 중…이번에는?
카타고가 1국에서 두 번째 수로 우상귀에 세 칸 높은 걸침 수를 뒀다. 이 수에 대해 신진서는 "사람 바둑에서 접하지 못한 너무 이상한 수"라고 평가했다. 인터넷 바둑사이트 타이젬 홈페이지 캡처신진서는 최종국에 대해 "오늘처럼 끝까지 알 수 없는 승부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후반에 5집 이상 앞서면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계속 생각하면서
이창호 사범 같은 바둑을 둘 수 있도록 판을 짜올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2국 결과 오히려 패배한 AI가 '
이런 인간의 바둑은 처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을 것"이라며 "최종국에서도 승리해 인간 바둑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신진서의 승리를 응원했다.
최종국(3국)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경제TV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신진서가 '알파고 쇼크'에 이어 10년 만에 '
카타고 쇼크'를 또다시
안겨줄지, AI를 상대로
인간 최초 2승을 기록하면서
우승을 차지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꼭 10년 전인 2016년, 이세돌은 또 다른 AI였던 알파고 리(AlphaGo Lee)에게 패배(1승 4패)했다. '
알파고 쇼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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