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 받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이례적으로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을 게재했다가 삭제했던 한 운용사 대표가 다시 "자연사시켜야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상장폐지가 아닌 자연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해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가 내린 지 10일 만이다.
배 대표는 "개별(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2배 상품에 관한 글을 올렸다가 내린 적이 있다"며 "예상보다 너무 많은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난 20일 글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나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 상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방향을 맞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변동성이 커지고 등락이 반복되면 일일 재조정과 복리 효과 때문에 상품의 가치가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이 정도면 많이 빠졌으니 이제 오르겠지', '잠깐 들어갔다가 금방 나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런 투자 타이밍을 우리는 과연 몇 번이나 정확히 맞힐 수 있었을까"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두 번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그런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배재규 대표이사. 한투운용 제공레버리지 ETF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상장폐지보다 운용사·LP와 제도적 지원을 통해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안했다.
배 대표는 현재 시장 급락에 대해서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반도체 모멘텀이 맞물려 5천을 목표로 삼던 시장이 9천을 넘어서는 초유의 상황을 만들었지만, 환희는 오래가지 않았다"며 "고점에서 40% 가까이 하락한 말 그대로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표현했다.
다만 장기 투자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AI 시대에 반도체는 필수적이며 쉽게 대체 불가능한 산업"이라면서도 "메모리는 여전히 시크리컬 산업인 만큼 특정 메모리 기업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설계·메모리·파운드리·장비를 함께 투자해 반도체 생태계 전체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투자자들에게 "불안한 것은 당연하지만 불안하다고 해서 원칙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며 "방향이 맞다면 시간을 견뎌야 한다. 가격은 지나치게 오르기도 하고 지나치게 떨어지기도 하지만 산업의 성장과 기업의 가치가 지속된다면 가격은 결국 그 가치를 따라간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2000년대 초 우리나라에 상장지수펀드(ETF)를 처음 도입하고 ETF 시장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업계 일각에서 'ETF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과 운용총괄부사장을 거쳐 2022년 2월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