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던지는 울산 웨일즈 선발 오카다. 연합뉴스KBO(한국야구위원회)의 뒤늦은 규정 확인과 행정 착오로 인해 LG 트윈스의 아시아쿼터 외국인 투수 교체 작업이 전면 무산됐다. 이번 사태는 전력 보강이 시급했던 LG는 물론, 역사상 첫 1군 무대 배출을 눈앞에 뒀던 울산 웨일즈 구단까지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민구단 창단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한 KBO의 규정 재점검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지난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KBO의 행정 실수로 오카다 아키타케(33)의 영입이 불발된 상황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사태는 LG가 부상으로 이탈한 라클란 웰스의 대체 자원으로 퓨처스리그 울산 웨일즈 소속 오카다를 낙점하면서 시작됐다. 오카다는 올해 퓨처스리그 13경기에 등판해 66이닝을 소화하며 4승 3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인 검증된 투수다. LG 구단은 영입 추진 과정에서 KBO에 수차례 규정 적용 여부를 질의했고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아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계약 체결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KBO는 계약 승인과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입장을 번복했다. 지난해 11월 19일 개정된 '퓨처스리그 참가 선수의 양도 가능 기간(KBO 포스트시즌 종료 익일부터 다음 해 8월 31일까지)' 규정을 뒤늦게 확인하고 양 구단에 트레이드 불가를 통보한 것이다. KBO는 자체 실책을 인정하며 LG와 울산 양측에 공식 사과했으나, 차질을 빚은 LG의 선수단 운용 구상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카다를 영입하려 했던 이유에 대해 "웰스가 좋지 않을 때부터 대체 후보군을 계속 살펴봤다. 그중에 리그 적응이 돼 있고 경험도 많은 오카다를 가장 좋은 후보로 봤다. 여러가지 면을 봤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선수였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잘 진행되다가 꼬였다. 잠실에서 유니폼과 장비 주문까지 끝내고 발표만 남겨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안 된다고 하니 뭐라고 말씀드릴 게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울산 웨일즈 장원진 감독. 연합뉴스
특히 염 감독은 이번 행정 오판이 단순한 전력 보강 실패를 넘어 시민구단의 상생 취지를 훼손했다고 짚었다. 염 감독은 "오카다는 KBO리그 적응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라고 판단해 지속적으로 체크해 오던 자원"이라며 "시민구단인 울산 입장에서도 선수를 육성해 1군으로 배출하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었고, 취지가 아주 잘 들어맞아 가치가 빛날 찰나였는데 이렇게 돼 참 아쉽다"고 강조했다.
오는 15일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을 앞두고 추가 전력 보강 가능성에 대해 염 감독은 "오카다만 보고 준비했던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새로운 선수를 지금 다시 데려오기는 어렵다"며 "KBO에서 뛰었던 방출 선수라 해도 새로운 선수 등록이 아니면 규정상 안 된다. 현시점에서는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계약 무산 직후 오카다는 개인 SNS를 통해 "아주 아쉽게 생각한다. 저를 선수로서 높이 평가해주시고 끝까지 분주해주신 LG 프론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남겼다.
독립·시민구단이 선수 육성과 1군 진출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리그 전체와 상생하려면, 현실에 맞지 않는 족쇄성 이적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BO의 행정 착오에 대한 반성과 함께 시민구단 창단 취지에 걸맞은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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