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짙은 슬픔을 딛고, 버려진 나무를 만지며 치유와 희망을 빚어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교회의 따뜻한 연대로 시작된 '4.16 희망목공소'인데요.
최근 세월호 가족들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며 새 둥지를 틀고 이전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절망 가운데 싹튼 위로와 희망의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정원희 기자입니다.
[기자]
'버려진 나무에 새 생명을'.
4.16 희망목공소가 내건 모토입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자녀를 잃은 깊은 상실감 속에서 아빠들은 나무를 깎고 다듬으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었습니다.
지난 2015년 안산 분향소 옆 작은 천막에서 출발한 희망목공소가 최근 안산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옆으로 새롭게 자리를 옮겼습니다.
캄캄했던 절망의 터널을 지나온 유가족에게, 이 공간은 단순한 작업장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녹취] 이재복 / 416희망목공사회적협동조합, 고 이수연 양 아버지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고 그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방황하는 일상을 보내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4.16 희망목공소와 인연을 맺고 나무를 만지고 다듬는 생활을 하면서 서서히 심리적 안정을 찾고 그래서 저한테는 이곳이 위로와 안식의 공간이며, 치유와 회복의 장소입니다."이 치유의 공간이 11년째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교회의 흔들림 없는 동행이 있었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그리고 양 교단 소속 교회들이 십시일반 연장과 기계를 지원했고, 지금까지도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습니다.
19일 열린 이전 감사예배엔 세월호 유가족들과 교계 및 정계 인사들이 함께 모여 4.16 희망목공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습니다.
말씀을 전한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정석 감독회장은 버려진 나무가 유가족의 손을 거쳐 새로운 창조물이 되듯, 이 공간이 우리 사회에 생명과 부활의 희망을 전하는 통로가 되길 기원했습니다.
[녹취] 김정석 감독회장 / 기독교대한감리회
"광야에 흩어져있던 나무 하나 잡아서 모세가 그 나무를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일으켰던 것처럼, 저 버려진 나무가 우리 세월호 가족들의 손에 담겨져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새로운 창조물의 역사가 일어난다고 하는…" 새롭게 둥지를 튼 목공소는 최근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법인을 변경하며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가족 스스로 자립의 기틀을 다지는 동시에, 창출된 이익을 우리 사회의 뜻깊은 곳에 나누겠다는 포부입니다.
2015년 처음 목공소 문을 연 용인 고기교회 안홍택 원로목사는 목공소의 첫걸음을 회고하며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연대에 감회를 전했습니다.
안 목사와 함께 시작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목공소와 유가족 곁을 지켜 온 박인환 목사도 교회의 조건 없는 연대가 유가족들에게 닿아 실질적인 위로와 희망으로 피어나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인터뷰] 박인환 이사장 / 416희망목공사회적협동조합, 화정교회 담임목사
"두 목사, 두 교단이 합쳐서 시작한 건데 유족 (조합원) 가운데는 천주교인도 있고 교회 안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목사님, 우리가 선구자가 됐네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이름이 희망 목공소인데, '교회로 인해서 더 큰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깊은 슬픔을 당한 이들과 함께 울고자 했던 한국교회의 진심, 그리고 버려진 나무에서 새 생명을 깎아낸 유가족들의 땀방울.
이들의 아름다운 연대가 만들어낸 4.16 희망목공소가, 상실을 넘어 치유와 생명 존중을 향한 우리 사회의 따뜻한 안식처로 굳건히 자리 잡길 기대합니다.
CBS 뉴스 정원희입니다.
[영상취재: 최내호]
[영상편집: 김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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