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정권의 붕괴를 목표로 대대적인 경제 압박 전략을 가동하면서, 이를 계기로 미·중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이란산 석유의 대부분을 수입할 뿐 아니라, 이란을 일대일로(중국·유럽을 잇는 육해상 실크로드)의 중동 핵심 교두보로 삼아 왔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제 고립 전략은 중국의 에너지·지정학·투자 이해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미국은 군사작전 대신 경제적 고립을 중심축으로 삼고 동맹국들에게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0일 CNBC 인터뷰에서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하게 공조된 경제적 고립 작전이 될 것"이라며 "동맹국들에게 우리 편인지, 우리에게 맞설 것인지 선택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중국은 걸프 지역에서 에너지의 50%를 얻는다"며 호르무즈 해협 안정과 에너지 가격 안정을 강조했다. 사실상 중국도 대이란 압박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금융기관까지 제재하겠다고 밝힌 부분도 중국과의 마찰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중국은 이란산 석유 수출량의 8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루 140만 배럴을 들여왔으며, 이는 중국 전체 원유 수입의 약 13%에 해당한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 요구대로 이란산 원유를 포기할 경우 △제조업 비용 상승 △소비자 물가 상승 △내수 부진 심화 등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다만 중국은 4개월치 이상 전략비축유를 확보해 놓았고, 러시아 등 대체 공급선을 확대해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이란 경제 붕괴를 목표로 삼은 만큼,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중국과 새로운 대립을 형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미국은 지난 4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중국 정유 대기업 헝리 그룹을 제재했고, 산둥성의 소규모 민영 정유사인 '티팟(Teapot)'들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의 공언대로 이란 경제 시스템이 붕괴한다면 중국이 잃는 파이는 훨씬 커진다.
연합뉴스
중국은 2021년 이란산 저가 원유를 장기적으로 공급받는 대가로, 이란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는 '25년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 제재가 강화되면 4천억 달러(약 550조원) 규모의 협정이 흔들리게 되고, 철도·항만·통신 등 각종 사업에 투자한 중국 기업들이 직접적인 손실을 떠안게 된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에서 이란이 중동의 핵심지역이란 점도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제재와 압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미국의 대이란 경제 압박에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공세가 높아질 경우 중국이 미국의 전략산업 아킬레스건인 희토류 등을 활용해 반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매트는 "중국이 지난 6월 더 많은 미국 기업을 수출 통제 명단에 추가하고, 위반 사항을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자국의 희토류 시장 지배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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