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교환하는 페덱. 연합뉴스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눈부신 역투를 펼치며 팀의 마운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페덱은 2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연승을 질주한 2위 삼성은 65승 2무 44패를 기록해 선두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고, 8위 NC는 48승 2무 56패로 주춤했다.
경기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말 2사 후 박민우에게 좌전 안타와 폭투를 연달아 허용한 페덱은 김휘집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먼저 1점을 내줬다. 그러나 실점 이후 완벽히 마운드를 지배했다. 2회부터 4회까지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고, 8회까지 내야안타 1개만을 허용하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마운드가 버텨주자 타선도 응답했다. 삼성은 4회초 김지찬과 구자욱의 연속 안타로 잡은 무사 1, 3루 찬스에서 최형우가 외야 희생플라이를 날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계범이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공을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시즌 2호)을 터뜨리며 2-1 역전에 성공했다.
9회말 등판한 마무리 김재윤은 2사 2, 3루의 고비를 맞았으나, 이우성의 날카로운 타구를 좌익수 구자욱이 몸을 던지는 호수비로 낚아채며 승부를 매조졌다. 김재윤은 시즌 28세이브(6승 5패)째를 챙겼다. NC 라일리는 8이닝 12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다.
역투하는 삼성 페덱. 연합뉴스
페덱은 이날 승리를 통해 삼성이 가을야구를 겨냥해 던진 승부수가 적중했음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MLB) 선발 경험을 갖춘 페덱은 두 차례 팔꿈치 수술 뒤 기복을 겪으며 올 시즌 방출 통보를 받기도 했지만, 선발 로테이션 안정이 시급했던 삼성이 7월 잭 오러클린을 대신해 전격 영입했다.
팀 합류 후 6경기에 등판한 페덱은 38이닝을 던져 3승 2패 평균자책점 2.61을 마크하고 있다. 등판 경기 중 5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계산이 서는 투구를 펼친다. 150㎞를 웃도는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 찔러 넣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방망이를 끌어내는 제구력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환경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세부 지표 또한 독보적이다. 페덱은 38이닝 동안 삼진 42개를 잡아내는 사이 사사구를 6개로 억제해 7.00에 달하는 삼진/볼넷 비율을 찍었다. 피안타율 0.17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76 등 주요 지표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다.
특히 3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WHIP 1위를 질주 중이다. 긴 이닝 이터 능력까지 입증한 페덱의 활약으로 삼성은 향후 아리엘 후라도가 부상에서 복귀하면 포스트시즌에서 막강한 원투 펀치를 가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종료 후 페덱은 방송 인터뷰에서 "대구에 우승 반지를 주기 위해 왔다고 말한 것을 지키고자 노력 중"이라며 "9월부터 야구의 재미가 시작된다. 팬들은 (1위 경쟁을)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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