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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볼로 부족해" 300호 기념구 양보했더니…꼬마 팬에게 쏟아진 양의지의 '특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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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양의지. 김조휘 기자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양의지. 김조휘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가 온몸으로 동료들의 음료 세례를 받아내며 활짝 웃었다.

KBO리그 역대 17번째이자 포수로는 역대 3번째로 개인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은 대기록의 밤, 양의지의 시원한 한 방이 팀의 극적인 역전승까지 이끌었다.

두산은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맞대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3일 잠실 롯데전에 이은 2연승 질주다.

기선제압은 홈팀 KT가 성공했다. KT는 3회말 1사 1루에서 샘 힐리어드 타석 때 상대 폭투를 틈타 안현민이 2루에 진루했고, 힐리어드의 내야 땅볼로 3루를 밟은 뒤 김현수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1-0으로 앞서나갔다.

두산은 한 방으로 응수했다.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수빈이 KT 선발 소형준의 초구 시속 144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 비거리 109.5m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료들에게 물세례 맞는 양의지. 김조휘 기자동료들에게 물세례 맞는 양의지. 김조휘 기자
승부를 뒤집은 주인공은 양의지였다. 1-1로 맞선 6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소형준의 2구째 시속 142km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비거리 112.6m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두 이닝 연속 터진 솔로 홈런으로 단숨에 2-1 역전을 일군 결정적 한 방이었다.

이 홈런으로 양의지는 개인 통산 300홈런을 채웠다. 2010년 3월 30일 목동 넥센전에서 마수걸이 포를 쏘아 올린 뒤 2017년 9월 12일 마산 NC전에서 100홈런, NC 소속이던 2021년 8월 27일 창원 두산전에서 200홈런을 차례로 달성하며 완성한 대기록이다. KBO리그 통산 17번째이며, 포수 포지션으로는 박경완(당시 SK·37세 9개월 19일)과 강민호(삼성·37세 19일)에 이은 역대 3번째 기록이다.

특히 만 39세 2개월 20일의 나이로 300홈런에 도달하면서 이호준(NC·39세 4개월 10일)에 이어 KBO리그 역대 최고령 300홈런 2위에 올랐고, 종전 박재홍(SK·39세 26일)을 제쳤다. 포수 포지션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령 300홈런 신기록이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캡틴 양의지가 통산 300호 홈런을 달성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상황에 나온 결승홈런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양의지는 결승포 장면에 대해 "(최)민석이가 소형준 선수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며 워낙 잘 던져줬다. 내 홈런이 힘이 돼 팀이 승리할 수 있어 기쁘고, (이)영하가 뒷문을 잘 막아줘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300홈런에 대한 소회로는 "올해 여러 기록이 걸려 있었는데, 목표했던 기록 하나를 달성해 무척 기쁘다. 위대한 선배님들의 발자취에 다가간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야구를 하면서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몰랐는데, 이렇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300호 홈런공을 돌려준 팬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선물을 전달하는 양의지(오른쪽). 김조휘 기자300호 홈런공을 돌려준 팬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선물을 전달하는 양의지(오른쪽). 김조휘 기자
시즌 초반의 부침을 털어내고 18호 홈런까지 도달한 원동력으로는 코칭스태프의 조력을 꼽았다. 양의지는 "실력보다는 멘털과 정신적인 부분에서 힘겨웠다. 옆에서 이진영 코치님, 조인성 코치님, 트레이너 스태프들이 많은 힘을 실어주고 도와준 덕에 극복하고 후반기 반등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2000경기, 2000안타, 1000득점 등 기록을 빨리 채우고 싶은 조급함 탓에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졌고, 경기에 지장을 줬던 것 같다"며 "이제 기록을 달성한 만큼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포수 최고령 300홈런 기록에 대해서는 "야구를 오래 하면 좋은 것 같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해 롱런하고 싶다. 존경하는 최형우 선배와 강민호 선배를 본받아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만 39세에 쳐서 다행이다. 40세는 넘기지 않았으니 더 분발하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주장으로서의 역할과 선발 최민석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양의지는 "치열한 5위 싸움 중이지만 어린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치도록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민석이가 구석구석 완벽한 제구로 볼넷 없이 공격적인 투구를 해줬다. 작년 1군 데뷔 때 보여준 가능성을 올해 확신으로 증명해 줘서 정말 자랑스럽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양의지는 인터뷰를 마친 뒤 자신의 300호 홈런공을 습득해 구단에 돌려준 어린이 팬을 직접 만나 따뜻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당초 300홈런 기념구를 돌려준 팬에게 구단에서 양의지, 정수빈, 박준순 사인볼을 준비했다"며 "그러나 양의지가 팬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자신의 배트와 배팅장갑에 사인을 해 직접 선물했다"고 전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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