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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빠진' 제주항공 참사 첫 송치…"국토부 7명이 문제점 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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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별수사단, 첫 송치 사건 브리핑
허위 보도자료 배포한 국토부 관계자 7명
규정 위반 사실 고의 누락…내부 반대도 묵살
참사 600일에도 업무상 과실치사 수사 '제자리'
유가족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어디에 있나"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단이 참사 관련 보도참고자료를 허위로 작성·배포한 국토교통부 직원 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특수단 출범 이후 첫 송치지만, 정작 핵심 혐의인 업무상 과실치사상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해 수사의 핵심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위 보도자료 작성해 배포한 혐의…내부 반대도 묵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12·29 여객기 참사 특별수사단은 26일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열고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입건된 국토부 소속 공무원 7명을 전날 송치했다. 여기에는 고위 공직자도 포함됐다.

특수단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12월 30일과 31일 무안공항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이 규정을 위반해 설치된 점을 알면서도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허위 보도참고자료를 2회에 걸쳐 작성해 국토부 출입 기자에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참사 당시 공항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의 규정 위반 여부와 이 시설이 피해 규모에 미친 영향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로컬라이저를 활주로 끝단으로부터 300m 뒤에 배치하거나, 부서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수단은 국토부가 여론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로컬라이저가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됐다는 점을 고의로 누락한 채 자료를 작성·배포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국토부는 로컬라이저가 활주로종단안전구역 밖에 설치돼 ICAO 규정 등에 적용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컬라이저가 처음 설치된 당시 안전구역 안에 설치됐고, 이후 공항이 규정을 바꿔 안전구역 길이를 임의로 줄였다는 것이 특수단 결론이다.국토부 관계자들은 해당 개정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공항안전운영 기준은 안전구역 내·외를 불문하고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240m 이내 시설 및 장비를 '부러지기 쉬워야 하며 가능한 한 낮게 설치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특수단은 국토부가 이 조항 역시 고의로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국토부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수단이 확보한 진술에 따르면 국토부 내부 회의에서 일부 관계자가 ICAO 규정 등을 들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국토부에 유리한 내용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특수단 관계자는 "반대 의견이 철저히 무시됐고 결국 국토부 입장에 유리한 자료가 배포됐다"며 "고의적인 은폐라는 걸 보여주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잘못된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며 "과거 국정원 댓글사건 당시에도 보도자료를 허위로 배포해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처벌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단은 또 국토부 관계자들이 보도참고자료 배포 이후에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로컬라이저의 위법성에 대한 대응 논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등, 문제점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판단했다.

참사 600일 넘었지만…핵심 과실 혐의 송치 없어

앞서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항공기가 조류 충돌 후 비상착륙 과정에서 활주로를 이탈해 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후 전남경찰청에서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를 진행했지만, 국민적 관심도가 높고 사안이 중대하다는 판단에 따라 특수단이 올해 1월부터 직접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참사 발생 600일이 지난 가운데, 경찰의 첫 송치가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에 그치면서 핵심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수사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수단은 현재까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74명을 입건하고 국토부 등을 수차례 압수수색했지만, 핵심 혐의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는 아직 한 명도 송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특수단 측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수단 한동훈 단장은 "항철위의 충돌 시뮬레이션 등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과가 나오면 최종 수사 결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초 항철위는 6월 최종 결과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참사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지연되고 있다며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지난 21일 무안국제공항 유해 재수색 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 600일이 지나도록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커녕, 다시금 가족의 장례를 마주해야 하는 이 참담한 비극 속에서 국가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라며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경찰 특별수사단과 항철위의 조사 결과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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