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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지원해도 '밑 빠진 독'…부산교통공사 임금 체불 우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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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 올해 운영 적자 5천억 원 넘을 것으로 추정
무임승차 비율 증가에 따라 적자폭 계속 커져
부산시 재정지원금 5년 동안 1조 5500억 원
만성 적자 자금 경색으로 "월급 주기도 힘들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부담을 지자체가 계속 떠안는 구조…정부 지원 절실"

부산교통공사 사옥. 공사 제공부산교통공사 사옥. 공사 제공
부산교통공사가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적자 끝에 최근 임금 체불까지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자금 경색에 놓였다. 부산시는 최근 5년 동안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재정지원금을 쏟아부었지만, 무임승차 증가에 따른 적자폭은 더 커질 전망이라 국비 지원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의 발' 부산도시철도 적자 눈덩이…고령화에 따른 무임승객 급증 영향

27일 CBS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교통공사의 올해 운영 적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5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3452억 원이던 적자는 2024년 4192억 원으로 처음 4천억 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4314억 원으로 폭을 더 키우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시는 도시철도의 중요성과 공공성을 고려해 매년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재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원금은 2021년 2978억 원에서 2024년 3841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는 3952억 원을 지원했다. 5년 동안 지원한 돈을 모두 더하면 1조 5516억 원에 달한다.

시의회 심의를 기다리는 올해 3차 추경안에는 교통공사에 대한 지원금 669억 원이 편성됐는데, 이는 전체 추경 규모의 10%에 달하는 수준으로 부산시 재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의 적자는 해마다 급증하는 무임승차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무임승차 제도를 처음 시행할 당시 부산의 만 65세 인구 비율은 2.5%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25.8%로 전국 8개 특별·광역시 중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도시철도의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무임승객 비율은 35%까지 올랐다. 지난해 기준 1인당 수송원가는 2929원이지만 평균 운임은 원가의 30% 수준인 867원에 불과하다. 이용객이 늘수록 오히려 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한 해 무임승차 비용 역시 크게 늘었다. 2021년 1090억 원이던 무임승차 비용은 지난해 1854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액 중 무임승차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86.5%에 달한다. 인구구조가 바뀐 상황에서도 제도는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지자체와 교통공사가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40년 넘게 이어진 셈이다.

연말 극심한 자금경색으로 직원 임금까지 걱정할 처지

부산 노포동 기지창에 대기중인 전동차. 박중석 기자부산 노포동 기지창에 대기중인 전동차. 박중석 기자
오랫동안 이어진 적자구조에 교통공사의 재정 상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공사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 2조 450억 원으로,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었다.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을 통해 허리띠를 조인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5년 동안 부채는 2조 원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에는 더욱 심각한 자금 경색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가 부산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와 보고 내용 등을 보면, 오는 연말에는 부족한 자금이 6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직원 급여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실제 최근 2년 동안 전기료 등을 연체하는 사태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수입은 지하철을 운용하면서 꾸준히 발생하지만, 비용 지출은 그와 달리 돈이 나가는 특정 날짜나 시점이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전기료 납부를 한 달 이월한 경우도 있었다"며 "의회 보고 당시 기준으로는 연말에 부족한 자금이 6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조금씩 변동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동차 안전과도 직결…"정부·정치권이 나서야"

부산시청. 송호재 기자부산시청. 송호재 기자
공사의 경영난은 안전 문제와도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공사는 현재 노후한 1호선에 이어 2호선도 노후한 전동차를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데, 여기에만 4천억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하지만 일부에 불과해, 전동차 교체 비용은 절반가량, 노후시설 개선 비용은 30% 이상 공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공사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노후시설 개선과 전동차 교체를 위해 발행한 공사채는 5286억 원으로, 전체 부채의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난이 심화하고 부채비율이 높아져 공사채를 발행할 수 없게 될 경우 당장 노후전동차 교체 등 안전 개선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정부 무임수송 정책에 따라 발생한 만성적인 적자 구조인 만큼, 정부나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교통공사 이병진 사장은 직접 국회 등을 찾아가 입법을 비롯한 제도개선을 요청했고,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무임승객은 더 늘고, 반면 젊은 인구 유입은 줄어 유임승객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시 재정지원금이나 요금인상, 공사의 경영 혁신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결국은 정부나 정치권이 문제 해결에 의지를 가지고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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