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왼쪽)과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오른쪽).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시의회 제공전재수 부산시장의 취임 후 첫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국민의힘 부산시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동백전 캐시백 확대 등 '민생회복 100일 비상조치'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데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에는 지방채까지 발행하는 재원 배분을 그냥 넘기기는 어렵지만, 민생 지원 예산을 무조건 깎았다가는 지역구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를 앞두고 의원총회를 열어 추경안과 조직개편안 등에 대한 당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반대를 위한 반대는 부담"…국힘, 추경 앞두고 당론 조율
26일 부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강무길 의장을 비롯한 박종철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열리는 제339회 임시회에서 심사할 부산시 추가경정예산안과 조직개편안 등을 놓고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현재 부산시의회 48석 가운데 국민의힘은 37석을 차지하고 있다.
의총의 핵심 의제는 전 시장이 취임 후 처음 편성한 6374억 원 규모의 추경안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이번 추경에 '민생회복 100일 비상조치' 관련 예산 2747억 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동백전 캐시백을 기존 10%에서 15%로 높이기 위한 지역사랑상품권 인센티브 보상금만 1290억 원이 추가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재정 투입 규모와 효과를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민생경제 회복을 명분으로 편성된 사업을 당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반대하거나 대폭 삭감할 경우 지역구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부산시의회 본회의. 부산시의회 제공
특히 시의원 대부분이 지역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만큼 소상공인과 시민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동백전 캐시백 확대 등을 무조건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전재수표 예산'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대한다는 인상을 줄 경우 오히려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국민의힘 박종철 원내대표는 "민생과 관련된 예산을 무조건 반대한다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수는 없다"며 "각 상임위원회에서 충분히 들여다보고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뿐 아니라 조직개편안 등 이번 임시회에서 처리해야 할 주요 안건들이 있는 만큼 의원총회를 통해 당내 의견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나온 의견까지 종합해 예결위 전에 다시 한번 전체적인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백전은 민생, 오페라는 지방채…재원 배분은 여전히 '찜찜'
국민의힘이 가장 예민하게 보는 대목은 추경의 재원 배분이다.
부산시 지역화폐 동백전.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동백전 캐시백 확대에 1290억 원을 추가 편성했다. 관련 예산은 기존 1천 억 원에서 229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반면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비는 기존 863억 원에서 1300억 원으로 437억 원 늘리면서 이 가운데 300억 원을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민생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한쪽에서는 대규모 캐시백 예산을 편성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형 인프라 사업을 위해 빚을 내는 재정 운용이 적절한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민의힘 김태효 기획재경위원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민생 100일 비상조치 공약 자체를 반대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동백전 캐시백 5%포인트 인상이 시장경제 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이 제기돼 왔다.
이용운 예결특위 부위원장 역시 동백전 캐시백 확대에 1200억 원이 넘는 추가 예산을 투입하면서 오페라하우스에는 30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홍찬 예결특위 위원장도 "민생을 위한 추경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예산 규모와 사업 효과, 재원 조달 방식 등이 적절한지 예결위에서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결국 국민의힘으로서는 민생 예산을 무작정 깎을 수도, 지방채 발행을 포함한 재원 배분 문제를 그대로 통과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9월 2일부터 상임위 추경안 심사…제10대 부산시의회 '예산 힘겨루기'
부산시의회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제339회 임시회를 연다.
28일 제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다음 달 2일부터 7일까지 각 상임위원회가 추경 예비심사를 진행한다. 이어 8일부터 10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종합심사와 계수조정에 나서고, 11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최종 처리한다.
국민의힘은 우선 상임위원회별 심사를 통해 개별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검증한 뒤 예결특위 종합심사가 시작되는 9월 8일 이전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정리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기획재경위원회에서 동백전 등 민생경제 예산을 우선적으로 들여다보고, 다른 상임위원회에서도 소관 사업별 증·감액 의견이 나오는 만큼 이를 취합해 예결위 심사 방향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예결특위 역시 전체 13명 가운데 국민의힘이 10명, 민주당이 3명으로 국민의힘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최종 계수조정의 주도권을 쥔 만큼 의원총회에서 어떤 수준의 공통 입장을 만들어내느냐가 실제 추경 삭감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추경뿐 아니라 조직개편안도…민선 9기 '여소야대 시험대'
이번 의원총회에서는 추경안뿐 아니라 전재수 시정의 조직개편안 등 주요 안건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 전 시장이 취임 후 처음 내놓은 추경과 조직개편안을 국민의힘이 37석을 차지한 시의회가 잇달아 심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임시회는 민선 9기 본격적인 여소야대 시험대로 평가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집행부 견제라는 야당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하지만, 민생 예산까지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비판은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부산시가 제시한 사업을 별다른 조정 없이 통과시킬 경우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시의회의 견제 기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개별 사업의 효과와 재원 조달 방식을 따져 '삭감할 것은 삭감하되 민생 지원 자체는 발목 잡지 않는다'는 방향으로 심사 기조를 정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시의회 본회의 발언 중인 전재수 시장. 부산시의회 제공
전 시장의 첫 추경을 둘러싼 여야의 본격적인 힘겨루기는 오는 28일 제339회 임시회 개회와 함께 시작될 전망이다.
민생 추경을 막자니 부담스럽고, 지방채와 대규모 재정 투입을 그대로 넘기자니 찜찜한 국민의힘이 의원총회에서 어떤 절충점을 만들어낼지가 이번 추경 심사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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