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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현장조사 막았는데…공정위 제재는 과태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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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사권의 빈틈

쿠팡 출입 거부에 현장조사 4차례 무산
강제 진입권 없어 조사 대상 협조에 의존
조사 거부해도 법인 과태료 최대 2억 원
보완입법 추진하지만 강제수단은 빠져

공정위 제공·연합뉴스공정위 제공·연합뉴스
쿠팡의 현장조사 전면 거부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체계의 두 가지 빈틈을 드러냈다.

조사 대상이 출입을 막으면 현장에 강제로 진입할 수 없고, 조사를 끝까지 거부하더라도 현행법상 제재는 최대 2억 원의 과태료에 그친다는 점이다.

조사 막아도 과태료 2억 원…형사처벌 규정 없어

28일 경쟁당국 등에 따르면 공정위 현장조사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과 달리 조사 대상의 협조를 전제로 하는 행정조사다. 공정위가 최근 네 차례 쿠팡 현장조사를 시도하고도 출입을 거부당해 철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조사권의 한계가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기업이 현장조사 자체를 전면 거부한 전례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현장 진입이나 자료 제출을 일부 방해한 사례는 있었지만, 법 적용을 문제 삼아 조사 자체를 거부한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전면적인 조사 거부가 현실화했지만 이를 제어할 사후 수단도 마땅치 않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한 법인에 부과할 수 있는 제재는 최대 2억 원의 과태료뿐이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쿠팡을 "형사고발하려 한다"고 밝혔지만, 공정위가 구체적인 고발 절차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에는 조사 거부 행위 자체를 형사처벌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주 위원장의 발언은 강경 대응 의지를 밝힌 취지라며 "우리 법은 과태료만 있다"고 말했다.

소송 이겨도 '강제 진입'은 못한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쿠팡과 공정위의 법정 다툼에서 공정위가 이기더라도 이런 조사권의 한계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소송의 핵심 쟁점은 강제 진입이나 조사 거부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사전통지 없이 시작한 이번 현장조사가 적법했느냐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조사 시작 7일 전 서면으로 통지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이 공정거래법의 조사 규정을 준용하는 데다 사전통지할 경우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예외에 해당한다고 맞서고 있다.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하는 동안 공정위의 직권조사 결정 효력을 다음 달 23일까지 잠정 정지했다. 다음 달 2일 양측의 의견을 들은 뒤 집행정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그러나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돼 공정위가 현장조사를 재개하더라도 강제로 사업장에 들어갈 권한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쿠팡이 다시 출입을 거부하면 공정위로서는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결국 조사의 적법성을 인정받는 것과 현장조사를 실제 집행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인 셈이다.

與 입법 나섰지만…'강제수단'은 여전히 빠져

쿠팡 사태를 계기로 국회에서는 사전통지 절차를 명확히 하고 조사 거부에 따른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행정조사기본법 적용 제외 대상에 대규모유통업법 등 5개 법률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전통지 의무를 둘러싼 법 해석의 여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해석 차이로 이런 일이 벌어진 만큼 법을 더 확실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해 발의했다"며 조사 거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승원 의원도 지난 3월 조사 거부·방해 행위에 매출액의 최대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조사명령을 계속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물리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관련 입법이 곧바로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다. 8월 임시국회에서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이어지는 데다 개정안 역시 상임위원회 심사와 정부·법제처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 여당 의원들이 처리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다.

더 근본적인 한계도 남는다.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사전통지 논란을 해소하거나 조사 거부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장조사를 강제로 집행할 수 있는 권한까지 공정위에 부여하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따라서 법안이 모두 통과되더라도 기업이 끝까지 현장 출입을 막을 경우 조사가 무산될 가능성 자체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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