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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0과 E클래스, 같은 길 달려보니…'프리미엄 세단'의 다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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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80 블랙·벤츠 E300 시승기

승차감과 정숙성 무장한 G80… '편안함'에 방점
G80 블랙 풍부한 출력과 묵직한 가속감
탄탄한 하체와 민첩한 제어…E300이 보여준 주행 성능
E300 9단 변속기의 직관적 반응
절제된 '블랙 미학'과 화려한 '디지털 스크린'의 디자인 대결

    
한국만큼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사랑하는 나라가 있을까. 한국의 인구와 자동차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E-클래스 판매량은 전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글로벌 E-클래스 판매 물량 가운데 5% 이상이 한국에서 팔릴 정도다.

그런 E-클래스의 아성을 흔든 차가 제네시스 G80이다. G80은 연간 4만~5만 대 수준의 압도적인 판매량으로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서로 다른 태생과 브랜드를 가진 두 차가 한국 소비자에게 프리미엄 세단으로 선택받는 이유는 무엇인지 직접 운전대를 잡고 비교해봤다.

노면 충격 줄이고 정숙성 살린 G80 블랙

G80 블랙. 제네시스 제공G80 블랙. 제네시스 제공
지난 29일부터 30일 이틀 동안 서울 용산에서 경기 용인까지 G80과 E300으로 100km를 각각 왕복했다. 두 모델은 같은 길에서도 노면 충격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가속 반응, 운전자가 느끼는 주행 감각에서 차이를 보였다.

제네시스 G80 블랙은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에 초점을 맞춘 차다. 도로의 작은 요철이나 진동을 정교하게 다듬어 실내로 거의 전달하지 않는다. 묵직한 차체가 노면의 불규칙함을 한 번 걸러주며 부드럽게 나아간다. 수치를 보면 이해가 가는 주행 질감이다. 엔진 구성에 따라 최고 출력 304마력(2.5 가솔린 터보)과 380마력(3.5 가솔린 터보), 최대 토크 43.0kgf·m와 54.0kgf·m를 발휘한다. 풍부한 출력과 토크는 여유 있게 차체를 밀어줬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도 비슷했다. 차가 튀어나가기보다 프리미엄 세단답게 부드럽게 속도를 높였다. 빠르게 반응하기보다는 편안하게 힘을 이어가는 쪽이었다.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도 장거리 주행에서 편의성을 높였다. 주행 중 몸을 지지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1시간 넘게 운전할 때의 부담을 덜어줬다.

E300, 힘을 보태는 전기모터…단단한 주행감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AMG 라인. 벤츠 코리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AMG 라인. 벤츠 코리아 제공E300 4MATIC AMG 라인은 2.0ℓ 4기통 가솔린 엔진에 48V 전기 시스템을 더했다. 최고출력은 258마력, 최대토크는 40.8kgf·m다. 가속할 때 전기모터가 최대 17kW의 힘을 보탠다.

실제 주행에서는 G80보다 가속페달에 대한 반응이 빠르게 느껴졌다. 다만 AMG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강한 스포츠카 같은 가속감과는 거리가 있다. 속도를 한 번에 확 끌어올리기보다 부드럽게 힘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9단 자동변속기 덕분에 주행 상황에 따라 기어는 세밀하게 반응했다. 도심의 정체 구간에서는 변속 충격 없이 미끄러지듯 가·감속 했고, 고속도로 합류나 급가속이 필요한 순간에는 즉각적으로 내달렸다.

서스펜션은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거나 앞뒤로 쏠리는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코너를 돌거나 속도를 높였을 때 G80보다 차체 움직임이 단단하게 느껴졌다.

브레이크 제동력도 충분했다. 속도를 줄일 때 페달에 힘을 주는 만큼 차가 안정적으로 감속했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체가 흐트러지지 않고 차선을 따라가는 감각도 분명했다.

차체는 공기가 차를 밀어내는 힘을 줄이는 형태로 설계됐다. 공기저항계수는 0.23Cd다. 여기에 방음재와 문 주변의 밀폐 구조를 더해 고속 주행 때 바람 소리를 줄였다.

G80은 절제된 고급감, E클래스는 디지털 경험

두 차의 차이는 외관에서부터 드러난다.

G80 블랙은 검은색을 중심으로 외관을 꾸몄다. 뒤쪽에는 제네시스 레터링만 남기고 나머지 모델명 표기를 없앴다. 장식을 덜어내면서 차체의 선과 비율을 강조했다.

E클래스 AMG 라인은 앞쪽 그릴에 벤츠 엠블럼을 반복해 넣었다. 19인치 휠과 날렵하게 이어지는 뒤쪽 램프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한다.
 
G80 실내. 제네시스 제공G80 실내. 제네시스 제공실내 분위기도사뭇  다르다. G80은 소재와 공간을 중심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E클래스는 대시보드에 자리 잡은 MBUX 슈퍼스크린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AMG 라인 실내. 벤츠코리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AMG 라인 실내. 벤츠코리아 제공E클래스에는 중앙 화면과 동승자석 화면을 연결한 대형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내비게이션과 음악뿐 아니라 영상과 각종 앱도 사용할 수 있다. 음악에 맞춰 실내 조명이 움직이는 기능도 있다.

조용하고 묵직한 승차감, 차분한 실내 분위기를 중시하는 운전자에게는 G80이, 보다 빠른 가속 반응과 단단한 차체 움직임, 디지털 기능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는 E클래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구매 접근성을 결정짓는 가격대와 옵션 구성의 차이도 명확하다. G80 블랙은 8243만 원부터 8666만 원이다. E300 4MATIC AMG 라인은 999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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