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7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호텔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인천=황진환 기자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열흘 만에 당의 메시지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확대하고 미디어공공성강화TF를 출범시킨 데 이어, 방송인 김어준씨의 대통령 지지율 관련 발언을 당 대변인 명의로 공개 반박했다. 당의 메시지를 외부가 아닌 당에서 먼저 내놓고, 흩어진 목소리는 지도부 안에서 조율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민주당TV는 9월 1일부터 매주 화, 목 오전 7시 한 시간 동안 생방송을 진행한다. 김 대표는 방송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고정 출연해 당내 현안과 정책 기조를 직접 설명한다. 방송 시작 시각은 진보 진영에서 영향력이 큰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보다 5분 빠르다. 다만 특정 방송을 겨냥한 편성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핵심은 의제 설정 기능의 회복이다. 민주당TV를 '1차 정보 발신처'이자 '선제적 의제 설정'의 창구로 만들겠다는 설명에는 메시지 주도권을 외부에서 당 내부로 가져오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외부 방송에 출연한 개별 의원 발언이 여권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면, 앞으로는 당이 입장을 먼저 내고 외부에서 이를 확산하는 구조를 만들겠단 것이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교과서와 참고서가 경쟁 관계가 아닌 것처럼 민주당TV도 다른 유튜브 채널과 경쟁 관계가 될 수 없다. 역할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이 설정한 의제를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 최고위 발언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보충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외부 진영 미디어와 협력도 넓어질 전망이다. 민주당TV에는 과거 '매불쇼' 제작진이 합류하고, 기존 콘텐츠 제작자들과의 협업도 확대된다. 방송 편성 역시 주 2회에서 주 5회로 늘어난다. 외부 미디어의 영향력은 활용하되, 밖에서 당의 공식 기조를 대신 정하거나 내부 갈등을 키우는 상황은 막겠다는 것이다.
당 대변인이 최근 김씨의 발언을 반박하며 "진영 미디어는 더 정확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경계 설정의 한 장면이다. 지도부는 주요 여권 패널들의 방송 발언을 살피고, 오보나 당의 기조와 다른 메시지에는 공보국과 미디어TF를 통해 대응할 방침이다.
최민희 최고위원을 미디어공공성강화TF 단장에 앉힌 인선에도 정치적 셈법이 읽힌다. 최 최고위원은 당내 대표적인 언론개혁 강경파이자 전당대회 당시 정청래 전 대표와 가까웠던 인물이다. 그를 전면에 세워 당내 통합의 모양새를 갖추면서도, 당 차원의 미디어 대응은 지도부의 집단 판단을 거치도록 했다.
과제도 남아 있다. 김 대표는 "언론, 신흥·진영 미디어 (가리지 않고) 정확성을 제1기준, 품격을 제2기준으로 소통문화를 개선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정확성'은 사실관계로 판단할 수 있지만, '품격'은 지도부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남는다. 사안의 유불리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지면 공정성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자체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도 관건이다. 2021년 출범한 '델리민주' 역시 종합 콘텐츠 채널을 표방했지만, 결국 공식 회의와 행사 중계 중심으로 운영됐다. 김 대표의 구상이 메시지 혼선을 줄이는 조율 체계로 자리 잡을지,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억누르는 통제로 흐를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당 최고위원회의 의제 설정 기능 약화가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친정청래계 인사는 "대표가 직접 (최고위 전에) 방송에서 의제 설정을 하면 최고위 모두 발언은 무력화될 수 있다"며 "최고위 권위를 약화시키면 제일 손해보는 것은 다름 아닌 대표"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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