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에서 나오는 부 경장. 이창준 기자실종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경찰관이 두 실종자의 신고를 접수한 뒤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직접 조회하고도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이 제주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43분쯤 30대 여성 A씨의 연인이 A씨에 대한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 실종수사팀 소속 부 모 경장은 이날 오후 7시 8분부터 오후 8시 55분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A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조회했다.
하지만 부 경장은 신고 접수 2시간 30여 분 만인 이날 오후 9시 16분쯤 실제로는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도 연락해 안전을 확인한 것처럼 112시스템에 기록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교통사고 사망'을 사유로 사건을 삭제했다.
이후에도 A씨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가족이 지난달 19일 다시 실종신고를 하면서 경찰 수색이 재개됐고 이튿날에는 모두 5차례에 걸쳐 A씨의 휴대전화 위치조회가 이뤄졌다. A씨는 신고 접수 100여 일 만인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한 야자수 농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A씨가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농장. 이창준 기자
60대 남성 B씨 실종사건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지난달 2일 오후 6시 2분쯤 가족이 B씨에 대한 실종신고를 접수하자 담당자였던 부 경장은 최소 한 차례 이상 B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부 경장은 신고 접수 5시간 30여 분 만인 이날 오후 11시 38분쯤 B씨와 연락이 닿아 소재를 확인한 것처럼 사건을 종결했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도 종결 사유를 '소재 발견'으로 입력했다.
B씨 역시 실제 소재가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이후에도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이 재차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지난 22일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건 모두 부 경장이 실종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조회 절차를 밟고도 실제 소재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허위로 종결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아무런 조치 없이 사건을 방치한 것이 아니라 직접 위치정보를 조회한 뒤 사실과 다른 종결 사유를 입력한 이유가 규명되지 않은 것이다.
야자수농장 앞에 놓여있는 꽃. 이창준 기자
허위종결 배경으로 업무 부담이 거론되지만 뚜렷한 근거는 없다. 부 경장이 1년 5개월 동안 종결한 실종사건은 298건으로 다른 실종수사팀과 비교했을 때 많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성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건을 종결한다고 수당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니고 교대자에게 넘길 수도 있어 본인에게 부담이 가는 구조도 아니다"라고 했다.
부 경장은 경찰이 통화내역 등 증거들을 제시하자 지난 27일 밤 조사부터 "두 사람과 통화했다는 기존 진술은 사실이 아니었다"며 일부 혐의를 시인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통해 부 경장의 범행 동기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다음 주 중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이미 이번 사건 관련 전탐수사팀을 꾸린 상태다. 제주지검은 지난 24일 출입기자 공지를 통해 "이번 사건이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중대 사안임을 고려해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며 "경찰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안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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