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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에 '올인'한 트럼프…잘된 건 '내탓' 안되는 건 '네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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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승리 위해 외교 성과 '절실'
북미정상회담 재개 손짓·베네수엘라 석유 통제권 주장
'친(親)트럼프' 폭스뉴스도 트럼프 행보 비판
투표율 높지 않은 중간선거…강력 지지층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민주당 공세에 '아메리카 퍼스트'로 맞서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를 향한 미 유권자들의 민심을 어디로 향할까?  

미국의 중간선거는 4년 주기의 대통령선거 중간에 치러진다.
 
현 행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짙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20세기 이후에 집권 여당이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늘린 경우는 단 3차례(1934년, 1988년, 2002년) 뿐일 정도로 야당에 유리하다.

인기없는 이란 전쟁…30% 초반대 지지율 '고전'

연합뉴스연합뉴스
중간선거를 두달 여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초반을 맴돌며 좀처런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11월 3일에 치러지는 이번 중간선거가 정치적 명운이 걸린 대형 정치 이벤트다.
 
현재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지키고 있는 상원과 하원에서 둘 모두, 혹은 한 곳이라도 다수 의석을 뺏기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에겐 정치적 '부메랑'이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전쟁 개시, 무차별적 관세 부과,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재산 축적 의혹 등 그간의 정책 행보에 무차별적으로 소환장을 발부하고 청문회 개최를 소집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트럼프 행정부 후반기 국정동력은 소실되고 2028년 대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악재로 작용한다.

이를 의식한듯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언행은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성과 찾기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남탓하기'로 점철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親)트럼프' 폭스뉴스도 성급한 북미대화 재개 비판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급한 건 외교성과다.

이란전쟁 종전과 3년 넘게 이어져 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자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대내외에 보여주고 싶어한다.

최근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 추진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란의 결사항전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조차 풀지 못한채 이란전쟁이 장기 표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궁지에 몰렸다.
 
대신 북미 정상회담 재개라는 지구 반대편 카드를 꺼내들며 분위기 전환과 외교성과 챙기기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2019년 6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했을 당시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김정은과 나는 아주 잘 지낸다"(Kim Jong Un and I get along GREAT!)고 뜬금없이 선언했다.

다음날인 16일에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를 전격 지시했다고 밝혔고, 17일에는 북미 대화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응답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일에는 올해 안에 김 위원장을 만났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언급하며 외교성과에 급급한 모습을 노출했다.

당장 미 민주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 성과를 챙기기 위해 트럼프가 '급발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굴복하고 아무런 대가를 얻지 못하는 방식으로 또다시 독재자들에게 아첨하고 있다"(크리스 밴 홀런 메릴랜드 상원의원), "핵으로 무장한 김정은을 달래기 위해 한미 훈련을 축소한 것은 심각한 실책"(태미 덕워스 일리노이 상원의원)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친(親)트럼프 매체'로 분류된 폭스뉴스조차 "트럼프의 북미대화 재개 시도는 이란과의 핵 대치에 갇힌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며 "첫 임기에서 끝내지 못한 또 하나의 일을 다시 꺼내 든 것"이라고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고물가에 '뿔난' 유권자 달래기…베네수엘라 석유 가로채기

연합뉴스연합뉴스
이란전쟁과 관세 부과 등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도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란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 내 휘발류 평균 가격은 배럴 당 3달러도 채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4달러에 육박한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석유를 끌어와 미국의 전략비축율를 채우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 석유로 할 일 중 하나는 국가 전략비축량을 채우는 것이다. 가득 채우는 절차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 국민에 대한 베네수엘라의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원유 개발에는 대규모 투자와 기반 시설 구축이 필요하다.

여기에 과거 석유 주권을 앞세운 베네수엘라 정부가 외국 민간 기업들의 투자 자본을 국유화한 전례가 있어 빠른 시간 내 투자가 이뤄질 지도 미지수다.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와의 합의로 얼마나 신속하게 비축유를 채울 수 있게 될지, 그리고 미국 소비자들이 단기적으로 어떤 혜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중간선거 전까지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북미정상회담 재개와 마찬가지로 정책 추진 움직임만 있으면 지지층에 호소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적 '거래술'이 작동한 셈이다.
 

미국민 일자리 뺏는 외국인은 적(敵)…'마가' 프레임 씌우기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신청자에게 10만 달러가 넘는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법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책 행보로 풀이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최근 관보를 통해 신규 H-1B 비자 신청에 10만3265달러(한화 약 1억4300만원)의 수수료 부과 규정안을 발표했다.
 
기존 2천~5천 달러 수준이었던 수수료를 크게 인상한 액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고액 수수료 부과를 적시한 포고령을 내놨지만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에 부처까지 동원해 공식적으로 수수료 부과를 추진하고 나선 셈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불법체류자 추방과 더불어, 강력한 이민단속 기조를 완화할 뜻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불법 체류 저숙련·저임금 노동자는 물론, 전문직 외국인들 역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는 만큼, 자신의 강력한 이민정책이 미국민들의 이익을 지킬 수 있다는 논리다.

통상 중간선거는 대선과 달리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지 않다.

따라서 자신의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게 가장 중요한 선거전략인데, 결국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위대하게)를 자극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오랜 우방도 적으로 돌리다…구글 지도에서 사라진 온타리오호(湖)

구글 지도에 30일부터 반영된 아메리카호. 원래는 온타리오호로 표기됐다. 구글 지도 캡처구글 지도에 30일부터 반영된 아메리카호. 원래는 온타리오호로 표기됐다. 구글 지도 캡처
미국과 캐나다간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서 양국간 감정싸움으로 거칠어 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의 일부인 '온타리오호(湖)'의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도 대표적인 중간선거 전략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전세계를 상대로 무차별적 관세를 남발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향해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도발했다.
 
이달 미국-캐나다 무역협정이 최종 단계에서 틀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온타리오주와 더는 사업을 많이 할 것 같지 않아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예 '아메리카호' 지명 변경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관료들은 우리를 아주 나쁘게 대했다. 못된 사람들"이라고 자극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미국은 연평균 600억 달러(83조원)의 손실을 봤고 더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며 "캐나다는 수십년간 미국을 등쳐먹어 왔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미국인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오랜 동맹국도 미국민들을 위해서라면 예외는 아니라는 신호를 준 것이다.
 
30일 현재 미국 구글 지도에서 온타리오호 위치를 찾아보면 기존의 '온타리오호' 대신 '아메리카호'라는 이름의 호수가 나타난다.

구글은 블로그를 통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지리명칭정보시스템(GNIS)이 제공하는 지명을 구글 지도에 반영하는 관례에 따라 호수 이름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올인'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후보를 뽑는 경선은 대부분의 주에서 끝났지만, 민주당과의 접전이 예상되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실책을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을 중간선거 최대 전략으로 삼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역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의 최대 이익) 슬로건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이 물가 상승과 인기 없는 전쟁으로 크게 떨어졌다"며 "민주당은 경합주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시켜 공격하는 전략을 택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를 발판삼아 다수당을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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