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전경. 한림대 제공학령인구 감소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으로 각 대학이 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한림대학교가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통한 미래 대학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림대는 AI 기반 교육 혁신과 의료·바이오 특성화, 지역 연계 강화를 축으로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전반을 재편하고 이를 'K-University'라는 새로운 대학 모델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AI가 수업을 바꾼다…'초개별화 교육' 실험
연합뉴스
한림대는 혁신의 중심에 'AI'를 두고 글로컬대학30 사업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로 '초개별화 학습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마다 전공과 학습 수준, 진도와 관심 분야가 다른 만큼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해 개인별 학습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한림대는 'AI 에듀테크센터'를 설립하고 자체 AI 교육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대학 조직으로는 이례적으로 스타트업 방식의 개발 체계를 도입한 점도 특징이다.
국내 상장기업 CEO·CTO 출신 전문가를 PMO(Project Management Office) 총괄로 영입하고 전문 기획자와 개발자를 확충해 교육용 AI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의과대학 교수진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의학 특화 플랫폼 'MedLearnX'도 대표 사례다.
교내 구성원이 AI 서비스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 교육포털도 구축했다. 포털에서는 한림대가 자체 개발한 AI 교육 솔루션을 비롯해 구독형 AI 서비스와 AI 교육 가이드, 교육 프로그램 등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AI를 단순한 교육 보조수단이 아니라 대학 교육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한림대의 구상이다.
학과 벽 허물고 '융합'으로…대학 구조 다시 짠다
한림대 융합 교육 체계. 한림대 제공한림대는 교육 방식 뿐 아니라 기존 학과와 전공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의료·바이오융합연구원, AI융합연구원, 인문사회융합연구원 등 3대 융합클러스터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 체계를 재편하고 있다.
융합전공과 자기설계융합전공, 나노디그리 등 소단위 교육과정을 확대해 학생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전공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공의 경계도 허물고 있다.
기존처럼 하나의 학과에 입학해 정해진 교육과정을 따라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진로와 산업 수요에 따라 교육과정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연구 역시 개별 학문 중심에서 융합형·문제해결형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복합적인 사회 문제와 산업 현안을 하나의 학문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진 만큼 학문 간 경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한림대가 강조하는 '해체의 혁신'도 이 같은 맥락이다. 기존 학과와 조직이 가진 기득권과 경계를 낮추고 교육과 연구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의료·바이오에 힘 싣는다…한림대만의 '대표 브랜드'
한림대학교 로고. 한림대 제공AI와 함께 한림대가 집중하는 또 다른 축은 의료·바이오다. 대학과 한림의료원이 가진 교육·연구 역량을 결합해 의료·바이오 분야를 대표 경쟁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의료·바이오융합연구원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 역량을 집적하고 우수 연구인력 확충과 글로벌 공동연구, 연구 인프라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대학의 기초·융합 연구가 의료원 임상현장과 연결되면서 연구 성과를 실제 의료현장으로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의료인공지능특화융합인재양성사업을 비롯해 LINC3.0, SW중심대학, 대학혁신지원사업,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RLRC) 등 여러 사업에 선정됐다.
한림대는 이같은 연구 기반을 토대로 의료와 바이오, AI가 결합된 분야를 대학의 핵심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대학 밖으로 나간 캠퍼스…춘천·강원과 함께 성장한다
한림대 마이크로캠퍼스 등 연계 조직도. 한림대 제공한림대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계기로 대학의 교육과 연구, 창업 기능을 지역사회로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한림 마이크로캠퍼스(M-Campus)'다. 기존 대학 캠퍼스에 학생과 기업, 지역이 찾아오는 방식에서 벗어나 대학이 직접 지역 현장으로 들어가는 '찾아가는 캠퍼스' 모델이다.
지역 특성에 따라 기업협력형과 지역문제해결형, 교육지원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기업과 주민, 지자체가 대학의 교육·연구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춘천지역 창업 거점인 'Station C'도 지역혁신 전략의 한 축이다. Station C에서는 창업 공간 제공부터 시장 검증과 사업화, 투자 연계, 판로 개척까지 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이 이뤄진다.
청년 창업가와 유망 기업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춘천에 정착할 수 있도록 대학이 창업 생태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의 성장이 지역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지역의 산업과 인재가 다시 대학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한림대 모델을 세계로…'K-University' 확산 구상
한림대 지역 연계형 모델. 한림대 제공한림대의 최종 목표는 자체 혁신에만 머물지 않는다. AI 교육과 대학 구조 개편, 지역 연계형 교육 모델을 국내외 대학과 공유해 하나의 새로운 고등교육 모델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한림대는 'K-University' 연합체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반 초개별화 교육과 융합형 대학 구조, 의료·바이오 특성화, 지역혁신 모델을 다른 대학들과 공유하고 공동 교육과 연구, 글로벌 협력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ESG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존경받는 대학'을 한림 비전 2040의 주요 가치로 설정하고 대학 운영과 교육, 연구, 사회봉사 전반에 지속가능성과 공공성을 반영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개방형 직위 도입과 지방자치단체·기업·지역혁신기관과의 인사 교류 등 대학 조직 자체를 외부에 개방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AI 확산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한림대는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AI', '융합', '의료·바이오', '지역'을 선택했다.
캠퍼스 안의 교육 혁신을 넘어 대학의 구조 자체를 다시 짜고, 그 모델을 국내외 대학과 공유하는 것. 한림대가 말하는 '새로운 한림'의 방향이다.
최양희 총장은 "우리 대학은 운영과 교육, 연구, 사회봉사 전반에서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정비하고,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새로운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초개별화 학습환경과 지역 연계형 창업·산학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의 입지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양희 한림대학교 총장. 한림대 제공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