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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는 알고 IFA는 몰라?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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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통 국제가전박람회 IFA 독일 베를린서 개최
49개국 1900개 이상 기업들 참여…22만명 다녀가
올해 슬로건 '미래는 지금'…AI홈과 로봇 실전 투입
'AI홈' 앞세운 삼성·LG, '로봇' 앞세운 中기업들 각축전

IFA 전시장. IFA 홈페이지IFA 전시장. IFA 홈페이지
매년 9월이 되면 세계 가전·테크 기업들의 시선은 독일 베를린으로 향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부터 중국 하이얼·하이센스·TCL·샤오미, 독일 밀레·보쉬까지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IFA. 독일어 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의 약자 IFA는 국내에서는 CES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글로벌 가전업계에서는 한 해의 사업 전략과 미래 기술의 흐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최대 격전장이다.

올해 IFA는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IFA의 역사는 무려 10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4년 '독일 라디오 전시회'로 시작해 라디오와 TV, 백색가전을 거쳐 이제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홈, 로봇 등 미래 기술까지 품었다. IFA 측은 현재 행사를 '소비자가전과 생활가전, 미래 기술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 테크 행사'로 소개하고 있다.

규모도 상당하다. 올해 49개국에서 19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한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규모로 행사가 성황리에 열려 140개국에서 약 22만명이 다녀갔다. 전시 면적만 19만㎡, 축구장 26개를 합친 크기다. 독일 밀레와 보쉬·지멘스부터 한국 LG전자, 중국 TCL·하이센스·하이얼·메이디·샤오미·드리미·로보락 등 세계 주요 가전업체들이 IFA 전시장 곳곳에 진을 친다.

'세계 2위 가전시장' 유럽으로 몰려드는 기업들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IFA를 놓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유럽 시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럽 가전시장 규모는 약 2496억달러로 예상된다. 북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다. 더욱이 IFA가 열리는 9월은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최대 소비 시즌을 목전에 둔 시점이다. 신제품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제품을 유럽 소비자에게 팔 것인지, 유통업체와 어떤 판매 전략을 펼칠지를 결정하는 '실전 무대'인 셈이다.

실제 IFA에는 소비자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바이어와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몰려든다. 지난해 무역 방문객 가운데 의사결정권자 비중은 80%, 국제 유통 바이어 비중은 65%에 달했다. 단순히 신기한 제품을 구경하는 박람회를 넘어 계약과 판매 전략이 오가는 거대한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는 의미다.

올해는 이런 의미가 더욱 커졌다. 유럽 가전업계의 지각변동이 어느 때보다 거세기 때문이다. 밀레와 BSH(보쉬·지멘스), 일렉트로룩스 등 전통적인 유럽 업체들은 높은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중국 업체들의 공세 등에 대응해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반면 하이얼과 하이센스, TCL, 메이디 등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AI와 고효율·프리미엄 가전을 무기로 시장 확대를 노린다. IFA가 한국·중국·유럽 가전업체의 현재 경쟁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시장인 이유다.

"미래를 상상하라"→"미래는 지금"

IFA 홈페이지IFA 홈페이지
'미래는 지금'(The future is now).

IFA의 올해 슬로건이다. 지난해 '미래를 상상하라'(Imagine the Future)를 내걸었던 데서 나아가 올해는 상상했던 미래가 이미 현실에 들어왔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세웠다. 중심에는 AI가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개별 제품에 AI를 적용하는 단계를 넘어 집 안의 가전과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AI홈' 경쟁이 본격화한다.

IFA의 영역도 더 이상 전통적인 가전에 머물지 않는다. 스마트홈과 디지털헬스, 게이밍, 콘텐츠 제작 등으로 계속 넓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콘텐츠 제작 전시 공간은 전년보다 70% 확대돼 처음으로 2개 홀을 사용한다.

로봇도 올해 핵심 볼거리다. IFA는 역대 최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를 예고했다. 중국 유니트리(Unitree)와 딥로보틱스(Deep Robotics) 등도 참가한다. 100여년 전 라디오를 늘어놓았던 박람회에서 이제 사람처럼 걷고 움직이는 로봇이 관람객을 맞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국 대표 가전업체들도 출사표를 던진다.

LG전자는 베를린 메세 Hall 18에 대규모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AI가전을 채운 AI홈을 중심으로 생활가전부터 TV·IT, 냉난방 솔루션까지 전체 포트폴리오를 선보인다. IFA 측도 LG전자의 올해 전시를 '미래의 집(home of tomorrow)'을 보여주는 자리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고효율 가전과 빌트인을 앞세워 유럽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지난해까지 IFA 대규모 전시장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도심의 훔볼트 카레(Humboldt Carré)에 로 주력 무대를 옮겨 유통·B2B 고객과 미디어를 대상으로 제품을 선보인다. IFA 전시장에서는 크리에이터 허브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다. IFA 측은 이를 삼성의 '새로운 전시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CES가 매년 1월 세계 기술산업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라면, IFA는 9월 유럽 한복판에서 미래 기술이 실제 소비자의 생활과 시장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확인하는 무대다. 100년 전 라디오에서 출발해 AI홈과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그리고 그 기술로 유럽 소비자의 거실과 주방을 차지하려는 한국·중국·유럽 기업들의 경쟁까지. 미래의 가전이 무엇인지뿐 아니라, 그 미래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 가장 먼저 IFA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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