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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나라살림 '1천조' 시대…채무비율은 50%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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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출 2027년 820.9조→2030년 1005.2조…연평균 8.4% 증가
관리재정수지 적자 3.1조→100.8조…2028년부터 다시 확대
국가채무 2030년 1734.1조…GDP 대비 채무비율은 49% 전망
정부 '성장→재정여력 확대' 구상…반도체 호황·세수 증가 지속이 관건

연합뉴스연합뉴스
정부의 한 해 재정지출이 2030년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가채무도 1700조원을 돌파한다.

정부는 내년 반도체 호황으로 크게 늘어나는 세수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한 뒤 2028년부터 지출 증가 속도를 점차 낮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50% 아래에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정부가 예상한 성장과 세수 증가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느냐다. 내년 0.1%까지 급격히 개선되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030년 다시 2.9%까지 높아진다. 국가채무 역시 4년 동안 200조원 넘게 증가한다.

결국 1천조원 시대의 재정건전성은 지출을 얼마나 줄이느냐뿐 아니라 적극적인 재정투자가 실제 경제성장과 세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린 셈이다.

820.9조→1005.2조…4년 뒤 '1천조 나라살림'

기획예산처 제공기획예산처 제공
2일 정부의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총지출은 2027년 820조9천억원에서 2028년 894조6천억원, 2029년 957조4천억원으로 늘어난 뒤 2030년 1005조2천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 재정지출이 1천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다만 지출 증가 속도는 내년을 정점으로 점차 낮춘다. 올해 본예산 대비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은 12.8%로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2028년 9%, 2029년 7%, 2030년 5%로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2026~2030년 연평균 증가율은 8.4%다.

내년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활용해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동력과 양극화 대응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고, 이후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으면 지출 증가 속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지출 성격별로 보면 의무지출은 5년간 연평균 8.5% 증가한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연금·의료 등 복지지출과 국채 이자 부담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상대적으로 조정하기 쉬운 재량지출 역시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대응 등을 위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연평균 8.3%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엔 적자 3조뿐인데…2030년 다시 101조

기획예산처 제공기획예산처 제공
눈에 띄는 대목은 재정수지다.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107조8천억원 적자에서 내년 3조1천억원 적자로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GDP 대비 적자 비율도 3.9%에서 0.1%로 떨어진다.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대규모 세수 증가가 재정지표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개선 흐름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028년 48조원, 2029년 83조4천억원, 2030년 100조8천억원으로 다시 커질 전망이다. GDP 대비 적자 비율 역시 2028년 1.5%, 2029년 2.5%, 2030년 2.9%로 높아진다.

내년에 거의 균형 수준까지 개선되는 재정수지가 중기적으로 다시 GDP 대비 3%에 가까운 적자 구조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는 내년처럼 세수가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는 상황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정부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총수입은 내년 880조8천억원에서 2028년 920조5천억원, 2029년 951조8천억원, 2030년 984조6천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세수입은 내년 584조4천억원에서 2030년 644조8천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빚은 214조 늘어도 채무비율은 49%…성장이 관건

국가채무도 계속 증가한다. 국가채무는 올해 1413조8천억원에서 내년 1519조8천억원으로 늘어난 뒤 2028년 1600조3천억원, 2029년 1659조1천억원, 2030년 1734조1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214조3천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50% 아래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51.6%인 국가채무비율은 내년 48.3%로 떨어지고 2028년 48.9%, 2029년 48.8%, 2030년 4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무 자체는 계속 늘지만 경제 규모가 함께 커지면서 GDP 대비 비율은 40% 후반에 머문다는 계산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중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관리재정수지를 -3% 이내로 관리하고, 국가채무도 40% 후반 수준으로 관리해 당초 중기 재정운용계획보다 10%p 이상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천조 재정' 떠받칠 성장·세수…전망 빗나가면?

정부의 중기 재정전략이 계획대로 작동하려면 전제가 있다. 재정투자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가 다시 재정 여력을 넓히는 선순환이 실제로 나타나야 한다.

정부는 2027년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내년 지출을 큰 폭으로 확대하고, 2028년부터 증가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와 글로벌 산업·통상환경 변화, 국내 잠재성장률 하락 등 변수도 적지 않다.

특히 총지출은 2030년 1천조원을 넘어서는 반면 총수입은 984조6천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다시 100조원을 넘어선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 증가 역시 정부가 임의로 줄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정부가 제시한 국가채무비율 50% 미만 관리 목표도 결국 경제성장률과 세수 전망이 얼마나 현실화하느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획처 임영진 재정혁신정책관은 "2026년부터 2030년은 성장동력 확보와 구조적 난제 극복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지속하겠다"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기회를 살려 담대한 투자로 미래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구조적 전환기에 대응해 나가면서 유사·중복, 저성과·비효율 사업은 획기적으로 정비하고 의무지출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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