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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인적분할·이사회 재구성…노조·시장 부정 반응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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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자산가치 34조 2천억, 시가총액은 절반에도 못 미쳐"
자회사 배당 수익 주주에 환원…카카오AI, 2030년까지 총 매출 6조 달성
카카오AI 이사회 신규 구성…노조 '반발'·증권가 반응 '부정적'
인사·노무 담당자 영입 이어…모두의 AI 사업자 선정, 반등 발판 마련

카카오 CI. 카카오 제공카카오 CI.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하나의 기업에서 다양한 사업이 이뤄지는 복합기업이 겪는 할인(손해) 효과를 줄이고 기업가치 재평가와 함께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적 분할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과거 이른바 쪼개기 상장 논란 등과 연관시키며 분할 이후 외려 기업가치가 떨어지거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는 점에서 어떻게 이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카카오, 카톡·광고·커머스·AI 전담하는 카카오AI 신설하는 인적분할 결의

카카오 인적분할 전 후 사업 배분. 카카오 제공카카오 인적분할 전 후 사업 배분.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지난 8월 21일 이사회를 통해 카카오톡·광고·커머스·AI를 전담하는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카카오뱅크·페이·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 지분과 투자자산을 보유하는 존속법인 카카오X로 기업을 쪼개는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카카오는 인적분할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국내외 증권사의 사업별 평가액을 합친 잠재 자산가치는 34조 2천억 원에 달하지만 최근 시가총액은 약 16조 8천억 원에 불과하는 등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꼽았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AI에 집중돼야 할 경영진의 시간과 자본이 계열사들의 문제를 처리하는데 투입돼 왔다고 판단했다.

카카오X 김도영 대표 내정자는 기자 설명회에서 "과거 5년 동안 카카오 이사회의 비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보면 전체의 약 85%인 23건이 카카오 본체 즉 자본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자회사가 어려움을 겪거나 자본 지원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사회와 경영진 대부분의 집중력과 경영 자원을 썼다"고 설명했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지 않고 원하는 사업 법인을 선택해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주주 친화적인 분할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가 과거 쪼개기 상장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기존 주주에게 신설 법인 주식을 지분율대로 배분하는 인적분할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알짜 사업들이 자회사로 빠져나가면서 카카오 본사의 투자 매력이 약화돼 시장의 부정적 평가가 심화되는 굴레에서 벗어나겠단 취지다.

여기에 주주 지분 희석을 피하면서 AI 사업과 투자·계열사 관리 사업의 가치를 각각 평가받겠단 의지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X, 자회사 배당 수익 주주 환원…카카오AI 2030년까지 총 매출 6조 달성

카카오 증권사 개별 평가 합산 총액과 시가총액. 카카오 제공카카오 증권사 개별 평가 합산 총액과 시가총액.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주주들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구체적인 카드도 내놓았다. 카카오X는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수익의 30%를 주주에게 배당하고 투자에서 특별한 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익의 30%를 특별배당하기로 했다. 카카오AI는 2026년까지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고 2027년 이후에는 실적에 따라 환원율을 최대 40%까지 높이겠다고 제시했다.

카카오는 구체적인 사업 방안에 대한 로드맵도 공개했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에 AI를 결합해 탐색과 추천, 구매, 결제까지 이어지는 서비스를 만들어 오는 2030년까지 AI 관련 매출을 포함해 전체 매출 6조 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카카오X는 금융·콘텐츠·모빌리티 계열사를 관리하면서 스테이블코인과 피지컬 AI, 글로벌 팬덤 사업 등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인적분할과 함께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설되는 카카오AI의 이사진에 기술 전문가·전직 국세청장이 두루 포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AI 초대 초대 이사진은 총 7명으로 꾸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사내이사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기타비상무이사는 신정환 알토스벤처스 벤처파트너가 맡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AI 독립이사(사외이사)는 총 4명이 선임되는데 오승필 전 KT CTO를 비롯해 임혜숙 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김대지 BnH세무법인 고문,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맡게 될 전망이다. 오 CTO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2023년 말 KT CTO를 맡은 뒤 지난 3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임 교수는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약 1년간 맡았고, 김 고문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국세청장을 지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카카오 독립이사로 선임돼 ESG위원회위원장을 맡고 있다.

카카오X는 자본배분과 투자에 특화된 전문 이사회가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하도록 하고 카카오AI는 AI 전문성 갖춘 이사회를 통해 AI 중심의 사업모델과 기술 혁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반발'·증권가 반응 '부정적'…12월 임시 주총서 부결 추진

카카오 주주 구성.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인적분할 추진에 대한 카카오 안팎의 반응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분할 계획 발표 당일 카카오 주가는 7.49% 급락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증발했다. 이후 보고서를 낸 증권사 가운데 절반 정도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카카오X가 지주 회사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일정 정도의 할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카카오AI의 수익성에 대한 불신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카카오 노조 역시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이번 분할의 이유로 기업가치 제고와 의사결정·자본배분의 효율화를 제시했지만, 기업가치를 훼손한 원인이 복잡한 사업구조에만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반복된 경영실패와 이를 책임지지 않는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평가 없이 법인을 나누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쇄신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카카오지회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지배구조만으로 카카오가 달라질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렵다"며 "지난 몇 년간 반복된 경영진 인사와 의사결정 실패, 노동시간 초과와 직장 내 괴롭힘, 비리와 특혜 논란에 대해 무엇이 달라졌는지 먼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를 상대로 반대 의견을 전달해 오는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안 부결을 추진하겠단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구체적인 투쟁 방식은 논의 중이다. 회사 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카카오 '2년 공석' 인사·노무 담당자 영입…모두의 AI 사업자 선정 전환점 '기대'

카카오는 임금단체협상에 인적분할 이슈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최근 2년 동안 공석이던 인사·노무 부문에 장창섭 ER성과리더를 영입했다. ER성과리더는 카카오의 인사 전략과 조직 관리, 노무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책임자로 장 리더는 한화그룹 인사전략실 인재전략팀장과 한화토탈 인사 총괄 등을 지내며 인사·조직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카카오는 장 리더를 필두로 노사 갈등은 최소화하며 인적분할과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이번 분할이 임직원들에게 중요한 변화인 만큼,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카카오의 모두의 AI 사업 선정이 AI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려는 카카오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그동안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정예팀 선정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카카오는 모두의 AI 사업 수행 과정에서 자신들의 가장 큰 장점인 카카오톡이라는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학습하지 않아도 이미 익숙한 카카오톡 안에서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카카오는 앞서 행정안전부와 함께 카카오톡에서 공공시설 예약과 전자증명서 발급 등을 처리할 수 있는 'AI 국민비서' 시범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선보이는 등 관련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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