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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하겠다" 메일 한 통의 대가 1256만원…"공권력 낭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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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전국 법원 40곳에 허위 폭발물 협박
신세계백화점 협박범에 치안비용 1256만 원 전액 배상 판결
공권력 낭비·치안 공백·국민 불안 등 유·무형 피해
"무형의 피해까지 고려해 처벌·손해배상 강화해야"

26일 전북 전주지방법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탐지견을 동원해 법원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26일 전북 전주지방법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탐지견을 동원해 법원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을 폭파하겠다는 허위 협박으로 경찰력과 국고 1256만 원이 낭비된 데 이어, 올해도 일본발로 추정되는 허위 폭발물 협박이 전국 법원에서 반복되고 있다.

허위 협박 한 건에 수백 명의 경찰과 소방 인력이 투입되는 등 공권력 낭비와 국민 불안이 이어지면서, 보다 적극적인 국제공조 수사와 함께 허위 협박에 대한 처벌·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세계 폭파 협박에 치안비용 1256만 원

2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8일 국가가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경찰 출동으로 발생한 비용 1256만 원을 전액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인건비와 초과근무수당, 유류비, 급식비 등으로 산정해 청구한 1256만 원 전부를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20대 남성 A씨가 온라인에 '신세계백화점을 폭파한다'는 허위 협박 글을 올리면서 경찰 277명이 전국 신세계백화점 일대에 투입됐다. 이 사건으로 발생한 치안비용만 1256만 원에 달했다.

올해도 전국에서 허위 폭발물 협박으로 인한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동부지법에는 '법원과 인근을 폭파하겠다'는 취지의 협박 메일이 접수돼 경찰과 소방 인력 60여 명이 출동했다. 이들은 법원 청사 곳곳과 주변을 수색했지만 폭발물 등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같은 날 인천지법, 춘천지법, 부산고법 등 전국 법원 40여 곳에도 '폭발물 설치' 협박 메일이 수신됐다. 전국적으로 경찰과 소방 인력이 출동해 수색을 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나 실제 폭발물이 발견된 곳은 없었다.

경찰은 이번 협박 메일이 2023년부터 매년 반복되고 있는 '일본발 허위 협박 메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허위 폭발물 협박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이들(협박 메일 발신자) 입장에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비용은 적게 들고 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메일 하나로 법원은 거의 마비가 된다. (발신자는) 그런 것에 대한 성취감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국민 세금과 공권력은 상당히 낭비가 된다"고 설명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교수도 허위 테러 협박의 문제점에 대해 "첫째는 치안 공백, 둘째는 비용, 셋째는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짜 협박에 대응하느라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 치안에 공백이 생긴다"며 "백화점 같은 곳은 영업을 못 하게 돼 손실이 크다. 국가, 소방, 경찰 영역에서 낭비도 초래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어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데, 이는 바로 테러리스트가 가장 원하는 바"라며 "그런 면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일본에 적극 협조 요청…손해배상 책임도 함께"

명동 신세계백화점 수색 마친 경찰특공대. 연합뉴스명동 신세계백화점 수색 마친 경찰특공대. 연합뉴스
경찰은 '일본발 허위 협박'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과 일본 경찰 등을 통한 형사사법공조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IP 우회 접속 등으로 발신자 특정이 어렵고 일본 수사 당국도 협조에 적극적이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이 반복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국제공조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염건웅 교수는 "(일본발 협박 메일 발신자를) 경찰에서 추적을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며 "협박범이 국내에 있는 경우는 처벌 가능하지만 해외에 있다면 처벌 또는 신원 추적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일본에 협조 요청을 했지만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더 적극적으로 협조 요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위 폭발물 협박에 대한 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염 교수는 "국내 허위 협박범의 경우 공중협박죄로 처벌된 사례가 있다. 이처럼 공중협박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강화해서 '처벌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각인시켜야 한다"며 "신세계백화점 허위 협박의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해 이를 받아들였다. 이처럼 손해배상을 통해 재정적인 압박까지 같이 부여하는 방식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호 교수도 "다리가 부러지고 피가 나고 사람이 죽는 것만이 범죄가 아니다. 자원의 낭비, 치안의 공백, 국민들의 불안 심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며 "법원이 전통적인 피해의 기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신세계백화점 허위 협박을 한 A씨가 치안비용을 배상하게 된 것에 대해 "장난으로 한 협박글 한 건에도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력이 대규모로 투입되고, 그 비용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되는 만큼, 공중협박범 등에 대해선 예외 없이 엄정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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