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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간선거 '뜨거운 감자' 우편투표가 뭐길래?…내부고발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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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행정부 연방공무원 "우편투표 제한 시스템 졸속으로 추진"
'오류율 0% 세팅'…정보불일치 1건에 투표용지 1만건 '스탑' 가능성
우편투표 배송 지연·취소로 대규모 투표권 박탈 '위험'
통상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우편투표
트럼프 "우편투표는 부정투표"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 시도

뉴욕시 맨해튼의 우체국. 연합뉴스뉴욕시 맨해튼의 우체국.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후반기 국정동력 수위을 판가름할 중간선거가 두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편투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우편투표 제한' 시도에 미 행정부 내부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내부 고발자가 나타나며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다.

유권자 3명 중 1명은 우편투표…트럼프는 서둘러 제한 추진

미국에서 우편투표는 현장 사전투표와 더불어 중요한 투표 수단이다. 미국 인구조사국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대통령이 맞붙었던 지난 2020년 대선에선 우편투표율은 43%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도 있었지만 각 주(州) 정부가 우편투표 방식을 대폭 확대한 영향이 컸다.

대선이 없던 해인 지난 2022년 중간선거에서도 우편투표율은 약 31.8%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승리한 2024년 대선의 경우 우편투표율은 29%로 다소 낮아졌지만 그래도 전체 유권자 3명 중 1명이 우편으로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했다.

대선이든 중간선거든 우편투표는 본투표 당일 투표장을 찾기 어려운 해외 파견  근로자나 노년층, 장애인, 농촌 지역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민주당은 적극적인 우편투표 참여를 독려한 반면, 공화당은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하나의 투표 시스템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했다.

통상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이 우편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워싱턴주와 오리건,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등 서부 지역에선 우편투표 비율이 매우 높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우편투표 유권자들의 신원 확인 강화와 연방정부의 선거 관리 개입 등을 주장하며 우편투표 무용론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지시에 졸속으로 추진되는 허점투성이 '시스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우편투표 제한' 시도에 대해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 '졸속'이라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선거를 두달 남짓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편투표 제한'을 현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미국우정공사(USPS)다. 그런데 USPS 소속 연방공무원이 내부고발자를 지원하는 민간단체 '휘슬블로어 에이드'의 도움을 받아 내부 사정을 폭로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 보고서는 1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멘솔(코네티컷) 연방 상원의원에 의해 공개됐다.

앞서 USPS는 올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우편투표 제한' 행정명령에 따라 지난달 21일 새로운 관련 규칙을 발표했다. 해당 규칙에는 주 정부가 우편 투표용지를 발송하려면 추적 가능한 바코드가 포함된 봉투 디자인에 대해 연방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주 선거관리당국이 USPS에 투표 자격이 있는 유권자 명단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해당 규칙을 적용하기 위해 구축된 자체 시스템이 졸속으로 추진된 것은 물론, 시스템 검증과 오류 수정 단계가 대폭 축소됐다는 게 내부고발자 주장의 핵심이다. 새로운 선거시스템은 개발에만 1년 넘게 걸리는데 단 3개월 안에 완료하도록 강요받았다는 것. 여기에 시스템 운영을 위한 교육과 오류 수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 고작 4일의 시간이 배정됐다고 폭로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USPS가 자체 시스템에 등록된 유권자 정보와 투표용지 봉투를 스캔했을 때 확인된 정보가 불일치하면 전체 투표용지를 배달하지 않도록 정한 규칙이다. 시스템이 '오류율 0%'를 기준으로 설계돼 유권자가 투표권을 박탈당할 위험이 크다는 게 내부고발자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주 선거 당국이 제출한 1만건의 우편 투표 묶음 가운데 단 1건이라도 정보 불일치가 나타나면 1만건 전체의 투표용지 발송이 거부된다. 결국 대량의 우편투표 배송 지연·취소로 우편투표 권리가 침해받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 내부고발자는 USPS의 새 규칙을 놓고 미국 각지의 연방법원에 소송이 제기된 상황에서 시스템 개발이 비밀리에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7일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인디라 탈와니 판사가 USPS의 규칙 시행을 일시 중단하라고 명령을 내렸음에도 이를 어겼다고 내부고발자는 밝혔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매사추세츠를 포함한 24개 주와 워싱턴DC는 연방지방법원에 USPS의 새로운 규칙이 투표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며 주 정부가 자체 법률에 따라 선거를 관리할 권한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주는 USPS의 새 규칙이 시행되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 자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우편투표 프로그램 운영이 불가능해지고 우편투표 유권자의 권리를 박탈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부정투표 프레임으로 강력 지지층 결집 시도하는 트럼프

미 행정부 내 공무원이 우편투표 제한 시스템이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밝히면서 중간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미국 정치권의 논쟁과 공방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유가 민주당이 우편투표를 활용해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수차례 밝혀왔다.

통상 중간선거는 현 행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성격이 짙은 만큼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또 이란전쟁 등의 여파로 대통령 국정지지율도 30% 초반에 장기간 머물면서 다수의 상하원 의석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대선이 없는 해에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평균 투표율을 50%를 밑돈다. 이에 비해 공화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백인 투표율은 80%에 육박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우편투표의 실효성을 최대한 낮추고, 강성 지지층인 백인 유권자들을 현장 투표소로 최대한 많이 끌어모을 수만 있다면 현재와 같이 상하원에서 다수당을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뺏기더라도 잃는 의석수를 최소화해야 2028년 대선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다. 우편투표가 민주당 주도의 부정투표라고 끊임없이 주장하는 이유다. 특히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동력 수위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공화당 의석수를 최대한 사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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