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센텀 도시화고속도로. 부산시 제공지난 2월 개통한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이른바 대심도 사업과 관련해 부산시가 12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시는 통상적인 정산 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개통 전후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대심도 사업에 또 다시 거액의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만덕-센텀 대심도 실시협약 변경…2010년 물가 기준 125억 원 지급
2일 CBS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는 대심도 사업자인 (주)부산동서고속화도로와 실시협약 변경안을 마련하고 부산시의회 보고를 준비 중이다.
대심도는 북구 만덕대로와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를 잇는 길이 9.62㎞의 도시고속도로다. 총 사업비는 실시협약 체결 기준 5608억 원으로, 이 가운데 4132억 원은 민간자본이고, 나머지 1476억 원은 국비와 시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사업시행자인 '부산동서고속화도로(주)'와 2018년 1월 실시 협약을 체결했다. 2019년 11월 착공해 지난 2월 공사를 마무리하고 개통했다. 현행 통행료는 최대 2500원으로 거가대로를 제외한 부산지역 유료 도로 중에 가장 비싸다.
이번 협약 변경은 개통 이후 공사비와 사업 조건을 다시 따져보는 일종의 정산 절차다. 사업은 착공 이후 문화재 발굴, 행정·보상절차 지연, 상수도 이설 지연 등으로 공사 기간이 길어졌고, 이후 설계 변경과 물가 상승 등이 겹쳐 공사비도 늘었다. 부산시는 사업자가 제출한 공기 연장 사유를 검토한 끝에 사업 기간을 14개월 연장하기로 해 전체 공기는 74개월로 늘었다.
시행사는 이번 협약 변경 과정에서 간접비 97억 원, 물가 상승분 61억 원, 휴일 근무수당 36억 원, 설계 변경에 따른 실정보고분 34억 원 등 전체 공사비 228억 원과 함께, 별도로 사업 수익률 보전 항목으로 43억 원을 요구해 모두 271억 원을 증액해달라고 요청했다.
부산시청. 송호재 기자
이에 부산시는 검증 과정을 거쳐 총공사비 증액 요구 중 90억 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가운데 물가 상승분 61억 원은 공사비에 반영하고 실정보고분은 요구액 34억 원 중 29억 원만 받아들여 사업 수익률 보전 43억 원과 함께 통행료 인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반면 간접비 97억 원과 휴일 근무수당 36억 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여기에 협약에 따라 주무관청이 부담하기로 한 토지보상비 64억 원을 더해 부산시가 추가로 부담할 사업비는 125억 원으로 정해졌다. 국비 없이 전액 시비로 부담한다. 다만 이는 2010년 물가 기준인 '불변가'로 물가 등을 반영한 '경상가'에 따른 실제 지급액은 이보다 훨씬 커진다.
시는 이 가운데 29억 원을 이번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하고, 나머지 54억 원은 내년 이후로 넘겼다. 부산시는 정부에 남아 있는 국비 20억여 원을 이 사업에 끌어오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통행료로 지급하기로 한 72억 원은 요금 인상 방식으로 처리된다. 이 때문에 협약상 기준 통행료가 24원 오르지만 이용자에게는 부담하지 않고 부산시가 통행량에 따라 보전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민자사업에서 공사비가 늘면 현금으로 주거나 요금을 올려주거나 운영 기간을 연장해주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며 "요금에 반영하더라도 이용자에게 직접 받지 않고 시가 미인상 보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통상적인 처리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부산시가 부담해야 할 재원을 40년 동안 나눠서 지급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시 재정은 물론 시민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급액이 통행량과 연동돼 있어 운영 실적에 따라 예상보다 더 많은 지원금이 나갈 수도 있다.
탈 많은 도로에 결국 또 시민 혈세…"세금 먹는 하마" 비판
만덕~센텀 도시화고속도로 만덕나들목 입구. 박중석 기자
이번 대심도 사업은 시작 전부터 개통 이후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협상 과정에서 노선 변경과 공기정화시설 이전 등으로 공사비가 700억 원 가까이 늘자, 부산시는 현금을 더 내는 대신 운영 기간을 30년에서 40년으로 늘려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개통 이후인 지난 4월에는 내성지하차도 진입로와 수영강변지하차도 진출로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하고, 한 달 뒤에는 내성지하차도에서 단차가 확인되면서 안전 문제까지 제기됐다. 여기에 도로 진출입로, 특히 북구 만덕 출입로를 중심으로 개통 이후 극심한 교통 정체가 발생해 이동 시간 단축 효과는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등의 비판이 지역사회에서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실시협약 변경을 두고도 개통 초기부터 안전 문제와 진출입부 정체로 곤욕을 치른 사업에 100억 원이 넘는 혈세까지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결정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의회 윤지영 해양도시안전위원장은 "이번에 협약을 변경하면서 공사비는 공사비대로 현금으로 주고, 요금은 요금대로 올려주는 셈인데, 결국 시민 세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의원들도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며 "지난 2차 추경에도 예산을 반영해 진출입로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아는데, 이런 식으로 '세금 먹는 하마'처럼 시민 혈세가 계속 들어가는 게 맞는지 고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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