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채원. 김조휘 기자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의 미들블로커 서채원이 새 시즌을 앞두고 팀의 빈틈을 완벽히 메우는 '언성 히어로'로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가평군 청평 GS칼텍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서채원은 지난 시즌 팀 우승의 기쁨을 뒤로하고, 한층 단단해진 마음가짐으로 비시즌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서채원은 2021-2022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페퍼저축은행(현 SOOP)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리베로 한다혜의 보상선수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두 번째 해였던 2025-2026시즌, 팀은 챔피언 결정전 정상에 오르며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서채원 개인에게는 적잖은 아쉬움이 남았다. 정규시즌 출전 기록은 4경기 6세트에 그쳤고, 봄 배구의 열기가 뜨거웠던 포스트시즌에는 단 한 경기도 코트를 밟지 못했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서채원. GS칼텍스우승 직후의 분위기를 돌아본 서채원은 "우승한 뒤로는 한 달 정도 큰 기쁨을 다 같이 누렸고, 그 다음부터는 똑같이 훈련하고 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자매 배구 선수로 잘 알려진 동생 서채현(흥국생명) 역시 프로 무대에서 먼저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자매가 나란히 프로 무대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 부모님의 따뜻한 격려도 이어졌다.
서채원은 "프로에 와서 우승하는 게 쉽지 않은데 동생이 먼저 우승했을 때는 부럽다고 했었다. 이후 나도 바로 우승해서 서로 좋다고 축하를 나눴다"라며 "부모님께서는 '경기는 많이 못 뛰었지만 우승 팀에 속해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라며 힘을 북돋아 주셨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시간은 서채원에게 깊은 고민과 성장통을 안겼다. 그는 "시즌 중간중간 뛸 수 있을 법한 기회가 있었는데 다른 포지션 선수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그 포지션의 선수인데 다른 포지션 선수가 들어갈 만큼 부족한가'라는 생각에 힘들기도 했다"라면서도 "감독님께서도 생각이 있으셨을 거라 여기며 그저 내 할 일을 열심히 훈련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출전 기회에 대한 갈증은 더 큰 성장을 위한 자극제가 됐다. 서채원은 이번 비시즌 휴가까지 반납한 채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내가 부족한 것을 많이 느꼈기에 이번 휴가 때도 한 번도 쉬지 않고 계속 운동하고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라며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본기가 좋다는 평가는 듣지만, 미들블로커는 블로킹이나 공격적인 부분에서 뛰어나야 시합을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영택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는 서채원(왼쪽). 한국배구연맹
훈련 과정에서 서채원은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의 도전기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서채원은 "임찬규 선수의 일대기를 보면서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연습해야겠다고 느꼈다"라며 "임찬규 선수가 팀 내에서 활력을 불어넣고 파이팅도 넘치는 선수라고 들었다. 그런 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역할을 떠올렸다"라고 설명했다.
코트 안팎에서 팀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겠다는 다짐도 구체적이다. 서채원은 "선수들이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처져 있을 때 먼저 다가가서 파이팅을 외쳐주고 재밌는 말로 분위기를 띄우고 싶다"라며 "기록 면에서는 미들블로커인 만큼 코트에 들어갔을 때 블로킹을 더 많이 잡아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GS칼텍스의 팀 분위기는 우승 경험과 적극적인 소통 덕분에 한층 밝아졌다. 서채원은 "경기를 뛸 때 소통이 훨씬 잘 된다. '상대 선수가 지금 페인트를 자신 있어 하니 안쪽으로 좁혀달라', '공격력이 높으니 블로킹을 붙여주고 수비로 받쳐주겠다'는 식의 대화가 원활하다"라며 "우승에서 오는 자신감과 함께 이기는 맛을 알게 되면서 다들 배구를 더 재미있게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4경기 출전에 머물렀던 서채원의 시선은 이제 '완벽한 백업 요원'으로서의 실전 경쟁력을 정조준하고 있다. 서채원은 "처음 팀에 왔을 때는 주전 경쟁에 대한 욕심이 컸지만, 지금은 주전 선수들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 들어가서 살짝 생길 수 있는 구멍이 전혀 보이지 않게 메우는 것이 일단 제 목표"라며 "이번 시즌 얼마나 코트를 밟을지는 알 수 없지만, 기회가 온다면 팬분들이 기다려주신 만큼 무언가 보여주고 싶다. 부상 없이 끝까지 완주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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