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계약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 트윈스미국 무대 도전을 뒤로한 우완 투수 고우석(28)이 정규시즌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 친정팀 LG 트윈스로 전격 복귀했다. 국외 무대에서 뛰던 선수가 페넌트레이스 막바지에 복귀해 곧바로 실전에 나서는 것은 KBO리그 역사상 사실상 전례를 찾기 힘든 파격적인 행보다.
LG는 2일 고우석과 계약기간 1년, 연봉 5억원에 계약을 체결하고 KBO리그 선수 등록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일 입국해 차명석 단장과 담판을 지은 고우석은 3일 곧장 팀 훈련에 합류한다.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간 분할 지급되는 KBO 급여 규정에 따라, 9월 복귀한 고우석의 실제 수령액은 잔여 3개월 치인 1억5000만원이다.
다만 올가을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고우석의 투구를 볼 수는 없다. KBO 규약상 7월 31일 이후 등록된 선수는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19년 8월 6일 삼성 라이온즈로 유턴했던 오승환의 경우 원정도박 징계 소화로 이듬해 복귀전을 치른 바 있다. 반면 고우석은 징계 없이 즉시 출전하지만, 뛸 수 있는 무대가 잔여 정규시즌 27경기로 철저히 제한된다.
그럼에도 LG가 서둘러 영입을 확정한 배경에는 불펜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후반기 LG 구원진 평균자책점이 6.57까지 치솟으며 리그 평균(5.31)을 크게 밑돌았고, 3위 수성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강력한 구위를 지닌 투수가 절실해졌다. 구단은 고우석이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에서 필승 계투진의 과부하를 덜어주는 것만으로 영입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고우석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계약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 트윈스복귀 후 보직은 마무리가 아닌 롱릴리프를 겸한 필승조다. 염경엽 LG 감독은 "마무리 역할은 계속 손주영이 맡을 것이다. 고우석에게는 중간 투수 역할을 맡길 것"이라며 "미국에서 2이닝씩 던지기도 했으니 여기서도 그렇게 하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고우석에게도 이번 복귀는 중요한 돌파구다. 2017년 LG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고우석은 2023년까지 7시즌 동안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남겼고, 2023년 팀의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확정 지은 핵심 마무리였다.
이후 포스팅 시스템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둥지를 틀었으나 마이애미 말린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미네소타 트윈스를 거치며 마이너리그 강등, 부상, 방출 대기 등 거친 풍파를 겪었다.
미네소타에서 빅리그 4경기(4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9.00)를 던지며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지만, 마이너리그 이물질 규정 위반 퇴장 징계와 방출 대기 끝에 FA 신분으로 친정 복귀를 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11경기 11승 6패 10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5.02다.
고우석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계약한 뒤 차명석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LG 트윈스
고우석은 "한국에 있을 때나, 미국에 있을 때나 변함없이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며 "비록 시즌이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남은 경기에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G 구단은 "고우석이 2023시즌 마무리 투수로 팀의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고, 미국 무대에서 값진 경험을 쌓고 돌아왔다"며 "올해 남은 정규시즌에 LG트윈스의 투수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27경기는 고우석의 향후 행보를 결정할 핵심 분기점이다. 시즌 종료 후 고우석의 재도전 의사와 기량 회복 여부에 따라, 향후 LG와의 다년 계약 혹은 단기 계약 등 협상 셈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