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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 김태헌 목사가 말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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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이 보이는교회 김태헌 목사 신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 출간"
"성과와 프로그램 중심 교회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원래 자리 내어드려야"
"믿음의 본질과 신앙의 우선순위 회복 강조"
"교회는 성도들에게 쉼과 자발성 줘야…머무는 신앙, 쉼의 중요성 강조"
"교회와 신앙의 본질을 다루는 책 계속해서 펴낼 계획"

산방산이보이는교회 김태헌 목사. 박혜진 아나운서산방산이보이는교회 김태헌 목사. 박혜진 아나운서
오늘날 교회는 예배와 선교,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은 무엇이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다운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산방산이보이는교회 김태헌 목사가 최근 이 같은 질문을 담은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를 출간했다. 제목만 보면 교회의 활동을 부정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의미로 읽힐 수 있지만, 책은 오히려 인간의 열심이나 성과 중심의 교회에서 벗어나 교회의 본질과 믿음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김태헌 목사는 최근 제주CBS 찬양프로그램 Day by day 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는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연스러움'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며 "교회의 시작과 끝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는 그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인데, 기능과 성과가 중심이 되면서 하나님께서 계셔야 할 자리를 사람들이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비기독교인으로 오랜 시간을 살아오다 하나님을 만나 교회 안으로 들어왔다. 이후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 중심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기대했던 교회의 모습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경험했다.

그는 "비기독교인으로 살면서 나름대로 교회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는데,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 중심에서 교회를 바라보니 내가 가지고 있던 기대가 다 무너졌다"며 "그때부터 교회다움과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오랜 질문과 고민은 제주에서의 목회로도 이어졌다. 김 목사가 세운 순례자의교회는 제주 올레길에 자리한 3평이 채 되지 않는 작은 교회다. 그러나 작은 공간을 넘어 국내 여러 지역과 해외로 확장되고 있다.

한경면에 위치한 제주 순례자의교회. 김태헌 목사 제공한경면에 위치한 제주 순례자의교회. 김태헌 목사 제공
김 목사는 "순례자의교회는 교회의 본질 회복을 통한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세워졌다"며 "현재 국내에서는 다섯 번째 교회까지 세워졌고, 여섯 번째 교회가 세워지고 있으며, 필리핀에도 두 곳이 세워졌고 추가로 한 곳이 더 세워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것으로 '믿음에 대한 재고'를 꼽았다. 교회의 기능과 성장, 프로그램과 성과가 강조되다 보면 정작 자신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 돌아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종교적인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면 스스로 믿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주변에서 믿음이 있다고 인정해주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속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정말 믿고 있는지, 믿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회의 성과를 사람이 평가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일이라면 그 결과도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며 "사람의 평가에 따라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맡김으로써 자유함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무가 살아 있으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믿음이 살아 있다면 삶에서도 자연스럽게 열매가 나타난다"며 신앙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제주순례자의교회 입구. 김태헌 목사 제공제주순례자의교회 입구. 김태헌 목사 제공
순례자의교회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발성과 쉼을 꼽았다. 김 목사는 "순례자의교회에는 자발성이 있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간섭이 없다"며 "스스로 찾아왔는데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쉴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이곳을 찾는 것에 대해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한계를 느낄 때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갈망이 있고,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떠나 쉬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그런 갈망을 순례자의교회가 채워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순례자의교회에서 일어나는 변화 역시 교회의 외형적 성장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의 나라는 성장한다기보다 확장되고 확산된다고 봐야 합니다. 순례자의교회에 신자가 오면 자신을 돌아보고, 비신자가 오면 그곳에서 하나님께서 그를 만나주시는 회심의 사건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김 목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친 성도들에게 '머무는 신앙'과 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자신 역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음 교회를 접했을 당시 교회에서 가장 필요했던 것이 '쉼'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예배뿐 아니라 각종 봉사와 모임, 조직 활동 등에 참여해야 했고, 참여하지 않으면 믿음이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일을 시키려고 부르셨느냐"며 "주님께서는 수고하고 지친 사람들에게 쉼을 주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다만 그는 모든 성도가 봉사나 사역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쁘게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분들은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다만 신앙적인 일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하다가 힘들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신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 김태헌 목사 제공신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 김태헌 목사 제공
김 목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를 통해 독자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결국 신앙의 우선순위다.그는 "내가 믿는 사람인지 먼저 보고, 믿는 사람이라면 그 믿음의 삶을 살아가면 된다"며 "마르다도 있고 마리아도 있다.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신앙 가운데 삶의 형태가 교회에 나타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앞으로도 교회와 신앙의 본질을 다루는 책을 계속해서 펴낼 계획이다.

그는 "신앙인들은 자신의 신앙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비신앙인들에게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다고 해서 무조건 없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계속 쓰고 싶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는 약 70여 쪽의 얇은 분량이지만,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보다 '교회는 왜 존재하는가'를 묻는다. 성과와 규모,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한국교회에 교회의 본질과 믿음의 우선순위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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