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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업체 위한 저금리 융자 지원, 점검해보니 '총체적 부실'
엉뚱한 업장 운영하고 서류 위조하며 돈 빼돌려
융자대상 60%가 골프에 집중…투자된 시설 검증은 사진 2장만 내도 OK
정부, 130억 환수하고 제도개선 추진키로

연합뉴스연합뉴스
정부가 2019년~2024년 스포츠 업체들에게 융자해준 지원 사업 실태를 점검한 결과, 엉뚱한 곳에 돈을 쓰거나 사실상 돈을 가로채는 사례 등이 대거 적발됐다.

정부는 목적 외로 자금을 사용한 융자사업자에게 돈을 회수하고,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합동으로 스포츠산업 융자사업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스포츠 산업 융자 사업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스포츠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스포츠 시설 설치나 운영자금을 약 2~3%의 낮은 금리로 융자하는 사업이다. 공단은 은행을 통해서 담보부 대리 융자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2019년 560억 원, 129건에 불과했던 스포츠 산업 융자 규모는 지난해에는 약 2600억 원, 438건으로 전년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2024년(2769억, 439건)까지는 꾸준히 증가했다. 이처럼 스포츠 융자사업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정부는 융자 운영실태를 조사하고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점검에 나섰다.

2019년~2024년 집행한 2860건의 융자 가운데 조사 근거가 충실한 600건을 선정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점검한 결과, △스포츠시설 설치 목적의 융자금이 당초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거나 △사업과 무관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사업자 본인 또는 아예 다른 사업자에게 돈이 돌아가는 등, 공단의 융자사업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 시설 지으라고 빌려준 돈으로 호텔·학원 차려…세금계산서 위조까지

우선 스포츠시설 설치를 목적으로 융자금을 지원 받았지만, 실제로는 숙박시설·학원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당초 계획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사례가 13건(142억 원) 확인됐다.

사업자 A씨는 2022년 스크린 골프장을 설치한다며 공단으로부터 19억 원을 융자받았지만, 실제로는 해당 사업지에서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다. 또 A는 이를 숨기려 정산자료로 공단에 위조한 공사 세금계산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 훈련용 연수시설을 짓겠다며 43억 원을 받아가더니 건물을 레저형 숙박시설로 이용하는 사례, 수영장·체육도장 등 스포츠 복합 건물을 짓겠다고 하고는 해당 건물을 학원으로 활용한 사례, 테니스장을 짓겠다고 했지만 공실로 남겨둔 사례 등도 확인됐다.

융자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세금계산서 또는 사적 사용내역 등이 정산자료로 제출되는 등 목적 외 사용 의심 사례도 84건(141억 원) 확인됐다.

이들은 주로 융자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이 아닌 다른 법인의 세금계산서를 정산 자료로 제출하거나, 해당 업체가 수행하는 정부의 다른 과제 수행 세금계산서를 제출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유흥업소, 병원 및 약국, 식당, 쇼핑몰 등 사업과 무관한 개인 카드 결제 내역을 정산자료로 제출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사업자 본인에게 고액의 급여를 지급하거나 본인 건물의 임차료로 집행한 경우(15건, 55억 원), 공단의 승인 없이 융자를 신청했던 사업자가 아닌 타 사업자가 운영하는 경우(5건, 48억 원)도 있었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사업자 급여·본인 건물 임차료 등 사업자 본인에게 수혜가 될 만한 융자금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악용해 스크린 골프장 운영자금 5억 원 중 6천만 원을 본인 급여로 집행하거나, 스크린 골프장 운영자금 5억 원 중 4억 원을 본인 소유 건물 임차료로 집행한 사례도 적발됐다.

사진 2장으로 확인 끝? 시설 확인·정산 검증 모두 부실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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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단은 공단과 대리 융자를 수행중인 은행이 스포츠 시설 설치가 계획대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하지 않고 융자금을 지급해 융자금이 목적 외로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포츠 시설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제공하는 '시설 설치 융자'의 경우, 시설을 제대로 지었는지 확인하지 않고 융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부터는 결과보고서에 공사계약서·계산서 등의 주요 증빙도 없이 현장사진 2장만 제출받도록 간소화한 바람에 시설설치가 사업계획대로 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 사후 확인조차 어려웠다.

시설 운영자금의 경우에도 스포츠 융자 목적 달성 여부 확인을 위해 승인된 사업계획의 충실한 이행과 집행 금액의 적정성을 검증해야 하지만, 증빙자료를 검증하지 않아 부적정한 정산 항목이 있음에도 파악하지 못하는 등 집행 관리가 부실했던 사례들이 확인됐다.

융자 규정에 따라 실시하는 사후 실태조사는 사업 만족도 조사 수준에 그쳤고, 현장점검도 전체 융자의 약 5%만 진행해 문제 사례를 적발하거나 예방하기에는 매우 부족했다.

그럼에도 스포츠 융자 제도 운영은 형식적으로만 운영됐고, 융자가 특정 업종에 편중되기도 했다.

기금 융자의 사업계획 및 융자 결정 등을 심의하는 공단 융자심의회가 최근 4년간 심사한 2800여건 가운데 감액 조정한 사례는 6건에 불과했고, 사업비 심의의 기준과 조정 사유도 불명확했다.

또 최근 5년간 전체 융자 지원액의 약 60%가 스크린골프, 대중형골프장 등 골프 업종에 편중된 반면, 체력단련장(헬스장, 6.2%), 수영장(6.0%), 볼링장(3.5%) 등 업종별 지원 비중에 차이도 컸다.

정부, 130억 환수…공단 책임 강화하고 집행 지침 마련키로

정부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자금을 목적 외로 사용한 융자사업자로부터 해당 융자금액 약 130억 원을 회수할 계획이다.

특히 세금계산서 위조 등 중대 위법 행위가 명확히 확인된 사안에는 수사의뢰하고, 부적정한 증빙 등으로 목적 외 사용이 의심되는 사례는 공단에서 추가로 확인해 해당금액을 회수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은행에만 의존하던 융자 관리 체계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직접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해서 공단의 사업관리를 강화하고, '스포츠 융자 집행 지침(가칭)'을 신설해 필요한 제도개선 사항을 반영해서 집행기준을 명확히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스포츠 시설 설치 여부와 제출된 기성 서류를 확인했는데, 향후에는 공단이 직접 기성 현장과 관련 자료를 검토해 융자금 집행의 적정성을 확보하고, 공단에서 시행하는 사후 현장 점검 비율도 현행 5%에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사업자 본인 인건비, 본인에게 귀속되는 임대료 등은 원칙적으로 지원하지 않도록 금지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융자금은 외부 회계법인을 활용해 집행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한다.

결과보고서상 집행내역이 사업계획에 맞추어 충실히 기재되도록 개선하고, 모든 증빙은 계약서, 계산서, 이체증 등으로 검증이 가능하도록 한다.

스포츠 융자가 골프업에만 편중되지 않도록 골프업 외 스포츠업종에 대한 융자사업 안내를 강화하고, 신용보증 제도를 도입하고 금리 우대 등 지원방식을 다각화해서 업종별 융자 접근성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국무조정실 김정국 부패예방추진단 부단장은 "이번 점검결과에서 공단의 관리 부실로 인한 목적 외 사용 등 많은 문제점이 확인되었다"며 "스포츠 융자금이 제대로 사용되어 국민 모두의 스포츠라는 지원 취지가 구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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