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같은당 소속인 전재수 부산시장(왼쪽)과 박상준 강서구청장이 강서구 생곡동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을 놓고 정면 출동하고 있다. 국재일 아나운서, 강서구 제공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재수 부산시장이 주민 반발로 중단된 강서구 생곡동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같은 당 소속 박상준 강서구청장이 "특정 지역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정면으로 반발했다. 박 구청장은 4일 부산시청 앞에서 소각장 재추진에 반대하는 1인 시위까지 예고하면서 같은 당 소속 시장과 구청장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재수 "계획대로 추진…중단되면 출구 없다"
부산시는 2030년 이후 가연성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려면 소각시설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강서구는 생곡동 일대에 이미 쓰레기매립장과 하수처리장, 음식물자원화시설 등 기피시설이 집중돼 있다며 추가 시설 건립에 반대하고 있어 사업 재개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전 시장은 3일 생중계로 열린 부산시 주간정책회의에서 강서구 광역폐기물처리시설 추진 상황을 보고받은 뒤 중단된 행정절차를 다시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전재수 부산시장. 송호재 기자전 시장은 "2030년 이후 가연성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돼 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리를 위해 추진해온 폐기물소각시설이 집단 민원으로 중단됐다"며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출구가 없다"고 말했다.
사업이 더 늦어질 경우 발생할 비용 문제도 거론했다.
전 시장은 "보상금 900억 원 등 막대한 매몰 비용이 들어갔다"며 "시설 준공이 늦어지면 가정용 생활쓰레기 처리 비용이 10배 이상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 반발에 대해서는 사업 자체를 중단하기보다 소통과 지원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 시장은 "해운대소각장의 경우 시설 운영으로 주변 환경이 오염되거나 건강을 위협한다는 민원이 없지 않느냐"며 "민원을 제기한 주민과 정치권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인센티브도 제시해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8년 완공 계획 2033년으로…부산시 "더 미룰 수 없다"
문제가 된 시설은 강서구 생곡동에 추진 중인 생활폐기물 광역소각시설이다.
부산시는 당초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관련 행정절차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준공 예상 시점은 현재 2033년까지 미뤄진 상태다.
부산시는 앞으로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매립하는 것이 금지되는 만큼 안정적인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서는 자체 소각시설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미 보상 등에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 데다 사업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외부 위탁 처리 등에 따른 비용 부담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부산시의 판단이다.
전 시장이 이날 공개적으로 사업 정상화를 지시하면서 부산시가 주민과 지역 정치권을 상대로 본격적인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강서에 기피시설 또 몰아넣나"…4일 1인 시위
강서구는 즉각 반발했다.
강서구는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설 생곡동 일대에 이미 쓰레기매립장과 하수처리장, 음식물자원화시설 등 각종 환경기초시설이 집중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부산 전체를 위한 시설 부담을 특정 지역에 계속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새로운 소각장 건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는 박상준 부산 강서구청장. 강서구의회 제공박상준 강서구청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강서구민의 희생과 부담을 외면한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폐기물처리시설 건립이 특정 지역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소각시설 건립 재추진 중단뿐만 아니라 기존 명지쓰레기소각장 폐쇄 방안도 마련할 것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그는 "쓰레기소각장 건설 재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명지쓰레기소각장 폐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부산시는 독단적인 행정을 멈추고 투명한 정보 공유와 함께 실질적인 주민 참여가 보장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4일 부산시청 앞에서 소각장 건설 재추진에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전 시장과 박 구청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이번 갈등은 부산시와 기초지자체 간 폐기물시설 입지를 둘러싼 충돌을 넘어 같은 당 소속 단체장 간 현안 갈등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부산시가 폐기물 처리의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며 사업 재추진 의지를 분명히 한 가운데 강서구 역시 지역의 누적된 환경 부담을 이유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중단된 광역소각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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