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북 영천시 영천생활체육관에서 열린 제37회 CBS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18세이하여자부 MVP를 수상한 중앙여고 박서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영천=박종민 기자네트 위로 솟구친 194cm의 높이는 적수가 없었다.
제37회 CBS배 여고부 최고의 별로 떠오른 중앙여고 미들블로커 박서윤(2학년)은 "배구 선수로서 큰 키는 확실한 무기"라면서도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동료들이 다 잘해줘서 함께 받는 MVP"라고 공을 돌렸다.
박서윤은 3일 경북 영천생활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제37회 CBS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여고부 결승에서 경남여고를 꺾고 팀 우승을 견인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경기 후 만난 박서윤은 "초반에는 비교적 경기를 쉽게 풀어갔는데 3세트 무렵 위기가 찾아왔다"며 "팀원들이 코트 안에서 서로를 끝까지 믿고 버텨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전날(2일) 펼쳐진 풀세트 접전의 4강전 역시 원동력은 단합이었다. 박서윤은 "이번 대회에서 치른 경기 중 4강전이 가장 어려웠다"며 "상대 중앙의 신장이 비교적 작은 편이라 코칭스태프에서 짧고 빠른 플레이를 주문하셨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블로킹과 공격 득점이 즉각 터져주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박서윤의 압도적인 피지컬이다. 고교 2학년인 현재 이미 194cm에 달하는 박서윤은 V-리그 여자부 역대 최장신 신인으로 꼽히는 염어르헝(194.5cm)의 높이에 육박한다.
3일 경북 영천시 영천생활체육관에서 열린 제37회 CBS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18세이하여자부 MVP를 수상한 중앙여고 박서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영천=박종민 기자아직 성장기인 만큼 향후 V-리그 역대 최장신 타이틀을 갈아치울 거목으로 일찌감치 프로 구단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큰 신장에 대해 그는 "사실 키는 더 이상 안 컸으면 좋겠지만, 배구를 할 때 높이는 확실한 무기인 만큼 더 커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높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박서윤의 진짜 무기는 큰 체구에 걸맞지 않은 기동력이다. 박서윤은 "키가 크다는 점 외에도, 장신임에도 발이 빠르고 움직임이 민첩한 것이 나의 강점"이라며 "중앙에서 단순한 속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코스로 공을 때려낼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려 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서윤의 잠재력은 이미 국제무대에서도 입증됐다. 그는 지난 7월 한국 U-18 여자배구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2026 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선수권 준우승을 이끌었다. 대회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내년 U-19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까지 거머쥔 쾌거의 중심에 박서윤이 있었다.
당시를 돌아본 박서윤은 "과거에는 월반해서 대표팀에 갔지만,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맏언니로서 팀을 이끌어야 했다"며 "언니들을 따라가는 입장이 아닌 내가 주도적으로 팀을 리드하며 경기를 풀어가다 보니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년 세계선수권을 향해서도 "세계 무대에 나가면 키도 더 크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겠지만, 우리 팀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만큼 잘해낼 것이라 믿는다"고 당찬 자신감을 드러냈다.
2일 경북 영천시 영천생활체육관에서 열린 제37회 CBS배 전국중고배구대회 18세이하 여자부 준결승 중앙여고와 천안청수고의 경기에서 중앙여고 박서윤이 공격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영천=박종민 기자
이번 우승은 고교 3학년 선배들과 함께한 마지막 CBS배였기에 감회가 더 남달랐다. 박서윤은 "3학년 언니들과 뛰는 전국대회 자체가 이번이 마지막이었는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승전 수훈선수로는 동료 정다운을 꼽으며 "다운이가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올려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롤모델로는 모교 선배들을 지목했다. 박서윤은 "국내 선수 중에서는 우리 학교 선배인 이지윤 선배를 가장 닮고 싶다"며 "작년에 언니가 3학년이고 내가 막내였을 때, 긴장하는 내게 '뒤에서 내가 다 받쳐줄 테니 편하게 하라'며 베테랑답게 다독여줬던 말이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일본 SV리그 NEC 레드 로켓츠에서 활약 중인 중앙여고 대선배 이다현을 언급하며 "프로에서 활약하는 선배들 중에서는 블로킹 손 모양이 뛰어난 이다현 언니의 플레이를 많이 보고 배운다"고 설명했다.
CBS배는 고교 3학년 선수들에게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기량을 선보이는 '마지막 쇼케이스'로 통한다. 내년 드래프트를 앞둔 박서윤에게도 이번 대회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드래프트를 앞두고 보여줘야 할 것이 많아 늘 간절함이 묻어나는 무대"라며 "경기력의 기복을 줄이고 코트 위에서 한층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공수 양면에서 빈틈없는 완성형 미들블로커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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