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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시절 팬 사랑 잊지 않아…이젠 지도자로 최고 될 것" 송산중 정동근 코치의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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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중 정동근 코치. 영천=박종민 기자송산중 정동근 코치. 영천=박종민 기자
제37회 CBS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15세 이하 남자부 정상에 오른 화성 송산중학교의 벤치에는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2015-2016시즌 V-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해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을 거치며 코트를 누볐던 아웃사이드 히터 정동근이 그 주인공이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프로 유니폼을 벗은 그는 지난 7월 모교인 송산중 코치로 부임한 뒤 대통령배에 이어 이번 CBS배까지 연달아 제패하며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첫걸음을 뗐다.

3일 경상북도 영천체육관에서 우승 직후 만난 정동근 코치는 "운이 좋았다"며 겸손하게 웃어 보였다. 정 코치는 "7월 1일 자로 송산중에 합류했는데 오자마자 대통령배와 이번 CBS배까지 연이어 우승하게 돼 감회가 새롭고 신기하다"며 "내가 와서 우승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워낙 기량이 뛰어나고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신 덕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프로 은퇴 후 곧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잦은 부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한동안 배구공조차 보기 싫었던 시기가 있었다. 1년여 동안 휴식을 취하며 미래를 고민하던 그는 일신여상에서 6개월간 코치직을 맡으며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고, 7월 모교의 부름을 받아 자리를 옮겼다.

정 코치는 "여자 선수들은 아기자기하고 애교도 많은 매력이 있다면, 남중부 선수들은 무뚝뚝하지만 파이팅이 넘치고 지도에 잘 따라와 주는 힘이 있다"며 학교 현장에 빠르게 녹아든 모습을 전했다.

프로 무대 10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은퇴한 아쉬움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털어놨다. 정 코치는 "10년을 꼭 채우겠다는 목표는 없었지만 더 오래 팬들과 배구인들에게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되지는 않았다"며 "부상도 겹치며 기대에 온전히 부응하지 못해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KB손해보험 시절 체육관에서 수많은 팬분들이 생일을 축하해 주셨던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라며 "언제 그런 큰 사랑을 받아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사했다. 그런 넘치는 사랑을 받은 것만으로도 선수 생활에 후회는 없다"고 회상했다.

선수와 하이파이브 하는 정동근 코치. 영천=박종민 기자선수와 하이파이브 하는 정동근 코치. 영천=박종민 기자
모교 후배들을 향해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는 학교 후배이자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정 코치는 "택의는 워낙 조용히 돕는 성격이라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나 기부했다'고 떠벌리는 친구가 아니라 학교 관계자분들이 얘기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할 정도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후배들을 위해 우승 지원도 많이 해주고 멀리서도 묵묵히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후배들도 그런 택의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지도자로서 출발선에 선 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정 코치는 "선수 시절에 다 이루지 못했던 꿈이 있다. 이왕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만큼 최고가 되고 싶다"며 "선수 때 다 알리지 못했던 이름을 지도자로서 더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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