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청수고 박믿음. 노컷TV팀 채승옥케냐에서 태어나 네 살 때 부모님을 따라 한국 땅을 밟은 박믿음(천안 청수고)은 어느덧 179cm의 듬직한 체격을 갖춘 유망주 공격수로 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 방과 후 활동으로 농구공을 튀기다 2023년 뒤늦게 배구로 전향한 천안 청수고 1학년 아포짓 스파이커 박믿음이 그 주인공이다. 짧은 구력에도 타고난 탄력과 힘을 인정받아 지난해 '김연경 재단(KYK 파운데이션)' 1기 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는 최근 막을 내린 제37회 CBS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현장에서 당찬 배구 인생의 청사진을 풀어냈다.
4강전에서 아쉽게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대회를 마감한 박믿음은 "1세트를 내주고 2세트를 따낼 때 다들 열심히 뛰어줘서 크게 후회는 없지만, 마지막 5세트는 너무 아쉽고 후회스럽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그의 배구 입문 과정은 특별했다. 초등학교 시절 농구를 접하며 운동 신경을 키웠고, 중학교 진학 후에는 학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다니던 교회의 목사가 지인이던 배구 지도자에게 박믿음을 소개하면서 운명처럼 코트에 발을 들였다. 박믿음은 "교회 목사님의 지인분이 배구인이셨는데, 나를 한번 보시더니 '배구를 해보면 참 잘할 것 같다'고 권유해 주셨다. 그 인연으로 (2023년부터) 정식으로 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늦게 시작한 만큼 코트를 향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다. 현재 박믿음의 가장 큰 과제는 한국 국적 취득이다. 그는 "부모님 중 한 분이 귀화 시험을 통과하면 미성년 자녀도 함께 국적을 얻는 '수반 취득' 제도가 있다"며 "부모님께서 귀화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고 계신다. 한국 국적을 얻어 V-리그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귀화 절차가 진행 중인 탓에 전국체전 등 일부 대회에는 규정상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박믿음은 "중학교 때도 그랬고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CBS배가 내게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공식 대회였다"며 "전국체전에 나가지 못하는 만큼 이번 대회 코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뛰었다"고 털어놨다.
환호하는 천안 청수고 선수들. 노컷TV팀 채승옥중학교 시절 미들블로커로 뛸 때만 해도 '배구 여제' 양효진(현대건설)이 롤모델이었지만, 고교 진학 후 아포짓 스파이커로 자리를 잡으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그는 V-리그 최고의 외인 거포들을 꼽았다. 박믿음은 "지금은 실바(GS칼텍스)나 모마(한국도로공사) 선수를 가장 닮고 싶다"며 "특히 실바 선수는 공격 볼이 어떻게 올라오든 악착같이 때려내고, 팀을 위해 강한 책임감을 갖고 플레이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고 눈을 빛냈다.
자신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든든한 날개를 달아준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을 향한 존경심도 감추지 않았다. 박믿음은 "김연경 선수의 모든 점을 다 닮고 싶다.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감 있게 볼을 처리하고, 코트 위에서 파이팅 넘치는 에너지와 리더십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다"고 강조했다.
한국 국적 취득을 바라보는 그의 최종 목적지는 명확하다. V-리그 무대를 넘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것이다. 박믿음은 "V-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을 맡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한국 선수들만이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더 열심히 훈련하고 성장해서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로 당당히 코트에 서는 것이 내 가장 큰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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