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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들어주면'…김승원 코로나 치료제 청탁 의혹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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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들어주면"…식약처장 겨냥한 청탁
檢은 기소유예…김승원 측 "공익 민원 전달" 반박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약업체 대표의 부탁을 받은 지인이 당시 초선 의원이던 김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식약처 승인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고, 김 후보자가 이를 식약처장에게 그대로 전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여기에 양측이 주고받은 통화 녹음까지 공개되자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오빠가 들어주면"…식약처장 겨냥한 청탁

4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약업체 제넨셀을 세워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대학교수 강모씨는 그해 9월부터 정·재계 인맥을 지닌 양모씨에게 승인을 서둘러 달라고 부탁했다. 임상 승인을 조건으로 투자를 받기로 한 만큼 정치권을 통해 절차를 앞당겨 달라는 취지였다.

양씨는 10월 7일 김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제넨셀의 임상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고 알렸다. 이 통화에서 그는 "오빠가 조금 들어주면 여러 가지로 좋다"며 "이미 300억 투자도 유치돼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치료제 개발 현황 자료도 이메일로 넘겼다.

이튿날에도 양씨는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겨냥해 "처장님께 말씀 부탁드린다"며 거듭 요청했고, 김 후보자는 "오케"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10월 12일 김 전 처장에게 직접 연락해 제넨셀의 임상 승인 건을 챙겨봐 달라고 부탁했다. 양씨가 '생약제제과·임상제도과·통계분석팀 실무자들이 빠르게 처리하도록 해달라'는 문구를 보내오자, 김 후보자는 이를 그대로 처장에게 전달하며 국부유출이 걱정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김 전 처장은 20여 분 만에 실무진에 잘 챙기라고 전달했다는 취지로 답했고, 김 후보자는 이 답변을 다시 양씨에게 옮겼다. 양씨는 이를 강씨와 공유하며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았다.

양씨는 10월 17일 여의도의 한 주점에서 김 후보자를 만나 보답 의사를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후원금 한도인 1인당 500만원을 거론하며 "일이 잘되면 그렇게만 해주면 된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씨가 승인이 임박했다며 힘 보탠 것을 확실히 챙기겠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국부유출 막아야지"라고 화답했다.

식약처는 10월 26일 해당 치료제의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지 2주 만이다. 강씨 측은 승인 뒤 500만원 후원금을 보내려 했으나 김 후보자의 후원금 한도가 이미 차 실제 송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양씨는 재판에서 김 후보자가 "마음만 받겠다"며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檢은 기소유예…김승원 측 "공익 민원 전달" 반박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은 직접적인 금품 수수가 없고 청탁의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됐지만 재판에는 넘기지 않은 것이다. 반면 강씨는 배임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으며, 강씨와 양씨는 청탁 관련 혐의로도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기소유예가 부당하다며 지난해 헌법소원을 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청탁금지법도 허용하는 공익적 고충민원을 단순 전달했을 뿐, 허가나 우선심사·절차 생략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승인 역시 보완자료 접수 후 15일 이내 처리라는 신속심사 기준에 따른 정상 절차였다는 게 준비단 설명이다. 김 후보자도 출근길에 검찰이 3년간 강도 높게 수사하고도 불기소한 사안이라며 처분 자체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양씨의 통화 녹음이 공개되며 다시 번졌다. 양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과 주고받은 문자를 자신에게 캡처해 보내줬다고 언급했다. 특히 "문자가 오간 다음 날 승인이 떨어졌다"며 승인이 늦었다면 강 교수가 67억원을 토해내야 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담겨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대통령실 인사검증 실패로 규정하며 공세를 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는 "명백한 뇌물죄"라고 못 박았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직접 돈 받은 게 드러나지 않았다고 문제없다는 주장은 청부살인을 저지르고도 대가를 못 받았으니 괜찮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야당은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에 "지금은" 지휘할 생각이 없다고 한 김 후보자 발언까지 엮어 그의 인선을 '사법 방탄' 포석으로 규정하며 인사청문 정국의 쟁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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