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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재현 감정 결정…변속 과정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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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다음달 2일 전 사고도로 현장 내 재현감정 실시 결정
법원, 제조사 측에 "ECU사양서 일부 특정해 제출해야"

2022년 12월 급발진 의심 사고 당시 현장. 강릉소방서 제공 2022년 12월 급발진 의심 사고 당시 현장. 강릉소방서 제공 
2022년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민사소송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현장 재현감정이 결정됐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민사2부(심영진 부장판사)는 4일 이도현(사망 당시 12세)군 가족이 KG모빌리티(KGM·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원고 측에 따르면 비공개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원고와 피고 측은 사고 현장 재현감정에 대해 상호 협의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오는 10월 2일 이전 사고도로 현장에서 경찰의 교통 통제하에 재현감정을 실시하고 감정인에게 같은달 말까지 감정결과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원고 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가 제시한 분석과 원고가 사고도로에서 이미 실시한 실도로 재현결과 중 실제 사고 당시 차량의 거동과 부합하는지를 법원 감정인의 입회하에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차량의 변속기 상태가 변하는 과정에서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RPM과 차량 움직임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KGM 측은 실제 사고 현장에서 실험할 필요성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자동차 주행시험장 등 통제된 장소에서 차량 변화량을 측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기일에서 재판부가 피고 측에 제출을 요구했던 전자제어장치(ECU)에 대한 문서제출명령도 내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주장하는 부분과 관련한 기술적 검증이 필요한 범위 내에서 ECU사양서의 해당 부분을 특정하고 최소화해 제출할 것을 피고 측에 명령했다.

고 이도현 군 아버지 이상훈씨. 구본호 기자고 이도현 군 아버지 이상훈씨. 구본호 기자
ECU사양서 일부 제출 명령은 KGM이 지난 4월 항소심 과정에서 ECU 사양서 일부를 제출하면서 번진 양 측간 공방이 계기가 됐다.

KGM은 당시 "브레이크페달은 단순한 전기적 스위치로 ON·OFF 상태만 ECU에 전달하며, 이 신호에 대해 ECU 내부에서 복잡한 알고리즘이나 로직에 따른 별도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2페이지 분량의 ECU 사양서를 제출했다.

이에 도현군 가족 측은 제조사가 ECU 사양서 일부를 직접 증거로 제출한 만큼 차량의 제어 구조와 오류 감시·처리 방식 등을 검증할 수 있는 관련 부분도 확인해야 한다며 ECU 사양서 전체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ECU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뿐 아니라 변속기 제어장치(TCU), 잠김방지제동장치(ABS), 차체자세제어장치(ESP) 등에서 전달되는 데이터를 종합해 엔진 토크를 결정한다며 사양서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반면 KGM 측은 ECU 사양서에 차량 제어 구조가 담겨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고 당시 실제 소프트웨어 오작동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ECU가 다단계 감시 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이 확인되더라도 사고 당시 최초 오작동이 발생했고, 이를 감시하는 기능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별도로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사양서가 방대한 핵심 기술자료이자 영업비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부 자료가 제출된 뒤 추가적인 문서제출 요구가 계속 이어질 경우 소송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도현군은 2022년 12월 강릉에서 할머니가 운전하던 차량에 타고 있다가 차량이 도로 구조물을 들이받는 사고로 숨졌다.

도현군 가족은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이 사고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제조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부는 제조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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