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손님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중고등 남학생들 무리의 매장 이용을 금지한다는 한 카페의 안내문. SNS 캡처'노(No)키즈존'에 이어 남학생의 출입을 제한하는 이른바 '노(No)남학생존' 카페까지 등장하면서, 영업주의 선택권과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 논란이 불붙고 있다.
이를 두고 중·고등 남학생들의 거친 욕설과 소란을 이유로 한 출입 제한에 공감한다는 의견과, 일부 사례를 이유로 특정 집단을 차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발이 맞서고 있다.
"욕설 거북, 이해해" vs "내가 남학생이면 기분 나빠"
AI 생성 이미지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카페 출입문에 붙은 이용 제한 안내문을 촬영한 사진이 퍼지고 있다. 안내문에는 "중·고등 남학생들의 매장 이용을 금지한다"며 욕설이나 매장을 어지럽히는 행동으로 다른 손님들에게 불쾌감을 줘 내린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3일과 4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서울 시내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른바 '노남학생존'을 두고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우선 일부 상인과 시민들은 남학생들의 욕설이나 소란을 막기 위한 업주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서울 광진구의 한 빵집에서 일하는 40대 최봄이 씨는 "우리 매장에도 중·고등학생들이 오는데 자기들끼리 너무 심한 욕설을 할 때 듣기 거북하다"며 "요즘 어른이 대하기 힘들 정도로 험악한 아이들이 많다. 카페 입장에서는 회전율도 중요하니 충분히 이해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 용산구에서 6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60대 문지현 씨도 "만약 남학생들이 시끄럽게 영업을 방해하면 나도 출입을 금지할 것 같다"며 "손님들이 들어오다가도 나가버리면 주인 입장에서는 아주 속상하다. 그렇게 출입을 금지하는 업주들의 마음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반면 출입 제한은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이자 권리 침해라며 반대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용리단길을 찾은 신현준(20)씨는 "노남학생존은 권리 침해라고 생각한다"며 "어느 집단을 차별하는 것이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막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초구에 사는 이모(33)씨는 "노 남학생 존은 차별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남학생이라면 굉장히 기분이 나쁠 것 같다. 특히 나는 조용한 편인데 카페에 못 들어간다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중·고등 남학생들의 거친 욕설이나 태도를 이유로 남학생 전체의 출입을 제한하는 데에는 반대하는 목소리도 매우 많았다.
마포구에 사는 허윤재(28)씨는 "나도 남학생들이 시끄럽게 구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모든 남학생들이 그러지는 않는다"며 "그런 남학생들이 많은 카페라면 사장님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광진구에서 만난 30대 김미현 씨도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남학생들이 대화하면서 욕설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면서도 "나도 어렸을 때 욕은 하면서 자랐고, 아직 미성년자인 아이들을 너무 억압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출입 금지는 너무하다"고 말했다.
"누구나 배제 대상 될 수 있어…이해·관용 노력 필요"
노키즈존을 시작으로 노시니어존, 노아줌마존 등 다양한 '노OO존'이 등장하면서 상인의 영업 자유와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이 수년째 맞서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13세 이하 아동의 출입을 제한한 한 식당에 아동을 이용 대상에서 배제하지 말 것을 권고하며 "특정 집단을 특정한 공간 또는 서비스 이용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경우 합당한 사유가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노남학생존을 비롯한 노OO존이 특정 집단을 차별·배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권일남 교수는 "(노남학생존은) 성별에 따른 차별에 해당한다"며 "아이들이 욕을 하거나 시끄럽게 하거나 성별 등 측면으로 노남학생존을 제시하는 것은 차별을 명문화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도 "노키즈존이 늘어나는 것은 누구든지 배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어린이에서 시작됐지만 노인, 교수까지도 배제되는 것"이라며 노남학생존 역시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특정 집단을 배제하기보다 서로 이해하고 관용하며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교수는 "다른 사람과 공존하는 방법 중 제일 쉬운 방법이 배제다. 배제하기 시작하면 나도 배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누구든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나 역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관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도 "(특정 집단이) 안 오게 하는 것은 쉬운 방법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정책"이라며 "단순히 차별하는 대책보다는 교육적 측면에서 아이들에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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